“어린 아들 3명 놔두고…” 코로나19 업무로 과로사한 성주군청 직원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6일 2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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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북 칠곡보건소 선별진료서에서 검체 채취를 담당하는 보건소 A씨(29·여)가 피로를 참지 못하고 잠시 눈을 감고 쉬고 있다. A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3주째 확산 저지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저도 사람인지라 무섭고 두렵기는 마찬가지지만 제가 쓰러지면 주민들의 희망이 무너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텨 내겠다“고 말했다.(칠곡군제공)2020.2.29/뉴스1
29일 경북 칠곡보건소 선별진료서에서 검체 채취를 담당하는 보건소 A씨(29·여)가 피로를 참지 못하고 잠시 눈을 감고 쉬고 있다. A씨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3주째 확산 저지를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A씨는 “저도 사람인지라 무섭고 두렵기는 마찬가지지만 제가 쓰러지면 주민들의 희망이 무너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텨 내겠다“고 말했다.(칠곡군제공)2020.2.29/뉴스1
“아빠 없이 자라야 할 애들이 너무 안쓰럽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업무를 보다 과로로 쓰러진 경북 성주군 공무원 A씨(47)가 초등학교 3학년과 1학년, 갓 돌이 지난 3명의 아들을 남겨두고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6일 성주군에 따르면 재난안전대책본부 실무자인 안전건설과 소속 A씨가 쓰러진 것은 지난 2일 오전 11시쯤이었다.

비상근무 도중 뇌출혈로 쓰러진 그는 동료 직원들에게 발견돼 급히 경북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4일만인 6일 오전 4시쯤 결국 숨졌다.

같은 군청 공무원인 부인 B씨는 셋째를 낳은 후 육아 휴직 중이었다.

사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가 간호하던 B씨는 남편이 결국 깨어나지 못한채 숨지자 충격을 받아 쓰러졌다.

동료 직원 김모씨(41·여)는 “A씨의 부인과는 고교 동창이고, 군청에 입사도 같이 한 사이”라며 “막내를 임신했을 때 가족과 함께 식사하면서 축하를 했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아빠 없이 자랄 애들도 애처롭지만 친구가 아들 셋을 데리고 어떻게 살아갈지…”라며 말끝을 맺지 못했다.

A씨는 평소 두 아들과 잘 놀아줬으며, 아이들도 그를 잘 따라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고 한다.

한 공무원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공무원들의 체력이 바닥이 났다. 언제 이 사태가 끝날지 앞이 안보이는데 언제, 어디서 또 사고가 날지 모르겠다”고 했다.

A씨의 사망 소식을 전한 뉴스1의 기사에는 ‘당신들이 계셔서 국민들이 편안하게 지냅니다. 감사드리며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코로나19로) 더 이상 숨지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등의 댓글과 ‘상황실을 2교대 하라’ 등 격무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을 걱정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성주군은 오는 8일 오전 8시 군청 앞 마당에서 군청장으로 A씨의 영결식을 엄수할 예정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A씨의 장례식장에 들러 조문할것으로 알려졌다.


(성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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