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입국 금지 국가 대폭 증가…기업들 해외사업 ‘전전긍긍’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5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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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동해시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접촉자 중 의심환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은 사람 12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 News1
강원 동해시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접촉자 중 의심환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은 사람 12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 News1
“이스라엘, 동남아 등과 함께 하려던 비즈니스 미팅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명시적으로 내리진 않았지만 우리와 미팅을 꺼려하는 등 출장길이 사실상 막히고 있다.”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절차를 강화하는 국가들이 대폭 늘어난 25일 국내 한 대기업의 고위관계자는 이 같이 말했다.

미국의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한국인과의 접촉을 꺼리면서 해외사업 추진에 적지 않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출시한 제품의 미국 시장 내 프로모션을 진행하려면 현지 업체와 협업이 중요한데 지체되고 있다”며 “미국 현지법인 직원들을 최대한 가동해 극복하려고 하지만 본사가 직접 진행할 때보다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이스라엘 등 한국인 입국 금지를 단행한 국가들에선 국내 기업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국내 한 스타트업은 3월 초 글로벌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아 이스라엘 현지에서 투자 심사를 받기로 했지만 현지 일정이 무기한 보류됐다. 함께 투자 논의가 이뤄지던 국내 스타트업 관련 일정도 모두 취소됐다.

특히 전자·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해외사업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월 열릴 예정이던 세계 최대 이동통신박람회 MWC 등 굵직굵직한 해외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자사제품 홍보 및 네트워크 확장 기회를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한 ICT 대기업의 임원은 “MWC가 취소되면서 3월 중 유럽 주요국 업체들과 직접 만나기로 했는데, 그 약속들이 다시 미뤄지고 있다”며 “사업계획이 짧게는 1, 2개월에서 3개월 이상 늦춰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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