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유 수입의 70% 중동産…정부 “수급 악화땐 비축유 방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8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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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중동산 원유에 크게 의존하는 한국이 석유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유업계 등과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원유 수급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8일 현재 중동을 오가는 유조선 35척과 액화천연가스(LNG)선 10척 모두 정상 운항 중이며 특이 동향이 없다”고 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으며 향후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와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원유의 70.3%(LNG는 38.1%)는 중동에서 생산된다. 생산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전체의 28.16%를 차지하며 쿠웨이트산이 14.09%, 이라크산이 10.94% 등이다. 중동산 원유의 대부분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국내로 들어온다. 만약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 본격화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일이라도 생기면 당장 유가가 폭등하고 국내 원유 도입이 큰 차질을 입을 수 있다.

정부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전국 9개 석유 비축기지를 긴급 점검하고 상황이 악화되면 비축유를 즉시 방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비축하고 있는 석유 2억 배럴은 외부 공급이 끊기더라도 6개월 간은 버틸 수 있는 양이다.

중동 리스크는 시차를 두고 국내 휘발유 가격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8일 기준 전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1월 첫째 주보다 리터당 7원 오른 1565.70원이다. 국제 유가는 통상 2~3주 후에 국내 가격에 반영된다.

세종=최혜령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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