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작… 경제성장에 심각한 위험신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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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기관 사회과학원 경고
2017년 생산가능인구 578만명↓… 2050년까지 20% 줄어 경제 타격
2065년 2억명 이상 인구 감소 예상
작년 출생인구 1500만명 아래로… 中, 산아제한 정책 폐지 가능성

엄청난 노동 인구를 바탕으로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 올라선 중국이 10년 안에 인구 감소와 ‘인구절벽’(생산가능인구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중국 국책연구기관의 경고가 나왔다.

중국 국무원 직속 사회과학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 ‘중국 인구와 노동 문제’에서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가임 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이 (현재처럼) 1.6 수준이 계속되면 2027년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65년 중국 인구가 11억7200만 명까지 감소해 1990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공식 인구는 13억9000만 명(2017년)이다. 48년간 현재 인구의 약 15.7%에 달하는 2억1808만 명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는 합계출산율이 최근 수년간 수준인 1.6을 유지한다고 했을 때를 가정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5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되고 앞으로 합계출산율이 더 낮아질 것으로 보여 감소 시기가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 매체들은 “국제사회 (추세와) 비교해도 중국 출산율의 하락은 전례 없다. 인구 감소가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회과학원은 “이미 중국 인구 감소 추세를 막을 수 없다”며 “인구 감소가 노동력 감소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노동력 시장 수요공급 관계에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장기적인 인구 쇠퇴, 특히 고령화 가속화에 따라 사회와 경제에 매우 불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의 빠른 경제 성장이 노동력의 무한 제공에 있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사회과학원은 “2017년에만 노동연령인구(생산가능인구)가 578만 명 줄었다”며 “유엔에 따르면 중국의 노동연령인구가 2050년까지 2억 명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2017년 중국의 15∼64세(생산가능인구)가 9억9829만 명임을 감안하면 33년 동안 무려 20%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인구절벽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사회과학원은 “2010∼2040년 중국의 고령 인구가 모두 2억2400만 명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달 중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할 예정인 지난해 출생 인구는 1500만 명 이하로 떨어져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중국 매체들이 예고했다.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가 2016년부터 1가구 2자녀 허용 정책을 전면 실시했지만 출생 인구는 2016년 1786만 명으로 반짝 늘었다가 2017년 1723만 명으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지난해는 2017년에 비해 13% 이상 하락해 1400만 명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인구학자들은 2030년 출생 인구수는 1100만 명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중국 정부가 아예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중국 정부는 1980년부터 1가구 1자녀 제한 정책을 실시했다. 중국 매체들은 ‘(지난해가) 중국 인구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인구 위기 신호’ ‘경기 침체 우려’ 등의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일부 인구학자는 이미 인구 감소가 시작됐다는 분석까지 내놓았다. 이푸셴(易富賢) 위스콘신대 연구원과 쑤젠(蘇劍) 베이징대 국민경제연구센터 주임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자체 추산한 중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에 불과하다. 지난해 1031만 명이 태어나고 1158만 명이 사망해 인구가 127만 명 감소했다”며 “심지어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생산가능인구 감소 시작#경제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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