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덴마크 법정에서 만난 정유라 “임신 후 엄마와 연락도 안해”
더보기

덴마크 법정에서 만난 정유라 “임신 후 엄마와 연락도 안해”

올보르=동정민특파원 입력 2017-01-03 17:03수정 2017-01-03 20:17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엄마가 다했다. 나는 모른다."

2일 오후 덴마크 북부 도시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정유라 씨가 가장 자주한 말이다. 데이비드 헬프런드 검사의 심문이 진행된 이날 예비 심리에서 휴식시간 동안 기자들과의 인터뷰에 응한 정 씨는 당당한 어조로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2015년도에 임신을 해서 학교에 못 가 F학점을 받았다. 2016년에도 계속 못 나가 F를 받고 당연히 제적이 될 줄 알았다. 나는 아웃(제적)당하고 싶었다. 아이만 돌보고 싶었다. 2016년도에 처음으로 최경희 총장과 유철균 교수를 만났다. 나는 먼저 나왔고 엄마는 조금 더 있다가 나왔다. 아웃될 걸로 생각했는데 학점이 나왔다."

삼성과의 계약 과정도 비슷했다.

주요기사

정 씨는 "중요한 내용은 포스트잇으로 가리고 여기 여기에 사인만 하라고 했다. 2, 3개 서류에 사인을 했다. 돈이 어디서 나오고 나갔는지는 엄마와 (승마코치인) 크리스티안 캄플라데만 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차와 말을 다 가지고 가서 지금은 내가 한국에서 가지고 온 어린 작은 말 한 마리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어머니 최 씨와 갈등이 많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정 씨는 "어머니하고 만날 싸우니까 재산포기각서까지 사인도 하고 남자친구도 워낙 마음에 안 들어 하셔서 독일에 온 것도 있다"며 "임신하고 엄마와 연락도 안 했다"고 했다.

반면 19개월 된 자식에 대해서는 엄청난 애정을 표시했다. 담담하게 검사의 질문에 답하던 정 씨는 "지금 아이는 어디있나"는 질문에 울음을 쏟아냈다. "아이는 지금 집 안에 있다"고 말한 뒤 "엄마(최 씨)는 감옥에 있고, 엄마 아빠(정윤회 씨)는 이혼하고, 나도 이혼하고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다"고 흐느꼈다. 그는 "아이를 돌보는 보모도 독일 비자 때문에 들어가야 하고 남편은 11개월 전 한국으로 들어간 이후 연락한 적도 없다"며 여러 차례 "아이만 함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갖은 추측을 낳았던 도피과정에 대해 "9월27일부터 쭉 덴마크에 머물렀다"고 답했다. 다만 "2주 전 비자 때문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북쪽에 다녀온 적은 있다"고 했다. 다만 '지난달 1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명품 거리에서 쇼핑을 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나는 쇼핑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도피 과정에서 조력자로 유력하게 보도됐던 데이비드 윤에 대해서는 "책임지기 싫어해 나와 연락 자체를 안하려고 한다"며 섭섭함을 토로했다. 변호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한국에 이경재 변호사가 바쁘신지 저랑 연락이 잘 안 된다"며 "덴마크에는 변호사가 없어 국선 변호사가 왔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이모로 부른다'는 말이 있다는 질문에는 "박 대통령을 뵌 적은 있지만 아버지가 (박 대통령 비서실장격으로 있던 2000년 초반) 일할 때였다. 아주 오래 전 초등학교 때다"고 말했다. 그는 "'주사아줌마'라고 하는 백 실장은 누군지 알 것 같고 차은택 씨는 테스티로사에서 딱 한 번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1일 오후 8시 체포된 뒤 처음 열린 이날 심리는 당초 30분이면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두 차례 휴식 시간을 가지면서 3시간 동안 이어졌다. 검찰과 변호인 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재판 동안 검사는 정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나열해 가며 추가 조사를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구금 연장을 주장했고, 정 씨와 정 씨의 변호인은 19개월 된 아이를 돌볼 사람도 없다고 읍소했다.

정 씨는 "풀어줄 경우 거주 제한과 매일 경찰에 소재지 확인을 하는 작업을 성실히 하겠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내가 도망가고 싶었다면 독일을 비롯해 다른 곳으로 갔을 거다. 나는 2017년에도 이 곳 덴마크에 머물 것이다. 도망 안 간다. 기자들이 내 집을 둘러싸고 있어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는데 어떻게 도망가나. 도망 못 간다"고 호소했다.

올보르 법원에는 한국인 통역인이 없어 덴마크어를 영어로 통역해주는 여성 통역관이 검사의 질문을 통역하면 정 씨는 영어로 답했다. 10분 휴정 기간 기자들이 다가가 질문을 하자 "인터뷰를 하겠다"며 여러 질문에 막힘없이 답했다. 재판이 재개되면서 "잠시 후에 계속 해야겠네요"라고 말했지만 구금 연장이 결정되면서 울면서 끌려나갔다.

올보르=동정민특파원 ditto@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