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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욱의 공정한 이미지]김정은은 웃고 문재인 대통령은 심각한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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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욱의 공정한 이미지]김정은은 웃고 문재인 대통령은 심각한 아침

변영욱 기자 입력 2017-07-05 15:55수정 2017-07-0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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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얼굴 표정은 다양하다. 대통령의 얼굴 표정도 마찬가지이다. 온 국민과 어쩌면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있는 국제사회의 누군가에게도 우리나라 대통령의 얼굴 표정은 중요한 정보일 것이다.

5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공식 방문 및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대통령과 공식 수행단을 태운 대한민국 공군 1호기 (전용기)가 활주로를 떠나 하늘로 올라간 것은 오전 8시 20분 전후였다. 20분 전 문 대통령 내외와 참모들은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새벽에 집결해 미리 공항에 도착해 있던 사진기자들이 그 모습을 촬영했다.
사진=조선중앙TV, 청와대사진기자단

신문사로 전송된 사진은 총 25장이었다. 그런데 평소 대통령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트랩에 올라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은 그나마 웃는 표정이 몇 장 있었지만 그건 취재진의 존재를 인식하고 포즈를 취하는 순간이라 웃는 모습이 어쩌면 당연하다.

내 시선을 끈 건 ‘포즈를 취한 순간’ 이전의 모습이었다. 뭔가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이 대부분이었다. 심각함이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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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중앙TV, 합참 제공

시간을 역산해보면 대통령이 청와대 관저에서 공항으로 출발하던 그 시간, 동해에서는 한국과 미국 미사일 부대의 연합 무력 시위가 진행됐다. 미사일 부대가 동해안에서 현무 -2A 탄도 미사일과 미 8군의 에이태큼스 (ATACMS) 지대지 미사일(오른쪽)을 함께 발사한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의 비행기가 하늘을 날기 시작하기 직전 합동참모본부는 그 사진들을 언론사로 급하게 전송했다. 전날 무력 시위를 미국과 조율해 명령 내렸던 문 대통령 역시 그 사진을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조선중앙TV, 청와대사진기자단

바로 전날 우리는 북한이 쏜 미사일 화면을 하루 종일 보아야 했다. 북한은 중대발표를 두 시간 후쯤 하겠다고 예고한 후 4일 오후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 했다고 보도하며 화면을 공개했다. 북한이 공개한 화면 속 탄도미사일은 사실 화려했고 김정은은 파안대소하고 있었다. 김정은의 전속 사진사들(대 여섯 명으로 추정된다)이 촬영하기 좋은 포인트를 각각 하나씩 맡아 촬영한 사진을 모아 편집했기 때문이다.

사진=조선중앙TV, 합참 제공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시험발사에 대응해 하루 만에 한국과 미국이 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이 국제 무대로 ‘출정’하는 문 대통령의 마음을 무겁게 했을 것이다. 5일부터 약 1주일간 이어질 순방 기간 동안, 문 대통령은 미·중·일·러를 비롯해 G20에 포함되는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다 온다. 그들과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대화를 나눠야 하는 소중한 시간에 문 대통령은 ‘대체 북한을 왜 저러냐“는 얘기를 들어야 하는 곤혹스러운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김정은이 하늘 위로 날아가는 미사일 아래에서 웃고 있는 동안, 우리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우려와 분노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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