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가뇽, 볼수록 공 좋네” KIA, 커지는 ‘선발왕국’의 꿈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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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빅리그 활약 걸맞게 연일 호투
제구-경기운영 탁월 “어게인 2017”

프로야구 KIA가 지난해까지 빅리그에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들을 앞세워 ‘선발 왕국’을 재건할 수 있을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야구 개막이 미뤄진 가운데 KIA의 새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30)와 드류 가뇽(30)이 연일 좋은 투구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브룩스는 지난해 오클랜드와 볼티모어에서 선발 투수로 뛰었다. 볼티모어는 LG 김현수가 2016∼2017시즌 몸담았던 팀이기도 하다. 브룩스는 29경기에서 110이닝을 던지며 6승 8패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현역 메이저리거’를 영입하는 과정이 쉽진 않았다. 하지만 KIA의 새 사령탑 맷 윌리엄스 감독이 영향력을 발휘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2018∼2019년 오클랜드의 주루코치로 활동하던 당시 브룩스와 인연을 맺었다. 브룩스는 입단 당시 “윌리엄스 감독이 KIA에 온 것을 알고 있었다. 그와 함께라면 적응이 편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뉴욕 메츠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가뇽 역시 기대주다. 가뇽은 5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3이닝 5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가뇽의 빅리그 성적은 3승 1패 평균자책점 8.37이었다. 트리플A에서는 6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가뇽이 메츠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면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나자 KIA는 곧바로 연락을 취했고, 가뇽은 한국과 일본을 저울질하다 KBO리그를 택했다. 역시 메츠 등에서 선발 투수로 활약했던 서재응 KIA 투수코치는 “브룩스가 타자와 싸움을 하는 유형이라면 가뇽은 공끝과 제구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투수”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KIA의 외국인 투수들은 제구 난조로 고전했다. 제이콥 터너(7승 13패 평균자책점 5.46)와 조 윌랜드(8승 10패 평균자책점 4.75)는 빠른 공을 가지고 있었지만 기복이 심했다. 두 선수와 재계약을 포기한 KIA가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브룩스와 가뇽을 영입한 이유다. 두 선수 모두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50km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좋은 제구 능력과 다양한 구종을 가지고 있다. 2019년 빅리그에서 9이닝당 볼넷이 브룩스는 2.78개, 가뇽은 2.66개에 불과했다. KIA는 2017년 양현종, 헥터 노에시, 팻 딘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브룩스와 가뇽이 안착한다면 KIA는 3년 만에 다시 강력한 선발진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프로야구#k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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