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순화 식물사진가회 명예회장, 평생 찍어온 식물사진 8만여점 국가에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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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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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사용료 가치 40억대

원로 사진작가가 자신이 평생 모아온 2800여 종의 한반도 식물사진 8만여 장을 정부에 조건 없이 기증한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문순화 한국식물사진가회 명예회장(79·사진)이 40년 가까이 찍은 식물사진을 기증해 1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13일 밝혔다.

문 명예회장은 제주 출신으로 ‘우리꽃 386’ 등 식물 관련 사진책만 20여 권을 낸 국내 최고의 식물사진작가로 평가받는다. 이번 기증에는 국내 식물뿐 아니라 북한에만 서식하는 식물의 사진도 다수 포함됐다. 금강산에서 촬영한 금강인가목, 백두산에서 찍은 산진달래와 고산봄맞이 등 희귀식물은 다른 곳에서 발견하기 힘든 자료다.

특히 촬영일시 및 장소가 정확하고 개화 과정을 단계별로 촬영해 생태학적 증거자료의 가치도 식물표본에 버금갈 정도라는 것이 환경부 측의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8만여 장의 사진은 단순 이미지 사용료만 따져도 40억 원에 이른다”며 “국내 최고의 식물사진작가가 촬영한 사진인 만큼 기증 사진의 가치를 추정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문 명예회장이 기증한 사진을 모두 디지털화해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생물자원포털에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할 예정이다. 또 문 명예회장을 국립생물자원관 명예연구원으로 위촉하는 등 생물표본 기증자에 준해 예우할 방침이다. 문 명예회장은 “내가 갖고 있는 것보다 정부에 기증해 식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교육 자료로 쓰면 좋을 것 같아 기증했다”며 “실제 전국 방방곡곡의 식물자생지를 직접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이라 후세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식물사진#국립생물자원관#문순화#한국식물사진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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