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수 넘쳐나는 한화 ‘행복한 플랜B’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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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행 다쳤지만 4명이나 경쟁… 두산서 영입 정진호 맹타 과시
‘젊은 피’ 장진혁-유장혁도 매서워… ‘김문호 1루’ 등 백업 포지션 준비

5 대 1의 경쟁률,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

한화의 좌익수 자리를 두고 5명이 경쟁을 하고 있다. 베테랑 최진행(35), ‘젊은 피’ 장진혁(27)과 유장혁(20), 그리고 2차 드래프트 등을 통해 영입된 정진호(32) 김문호(33)가 주전 자리를 놓고 사활을 걸고 있다. 중견수 자리에는 국가대표 출신의 이용규(35), 우익수에는 3년 차에 접어든 외국인 호잉(31)이 붙박이로 낙점됐기에 한화의 외야에서 남은 자리는 좌익수뿐이다.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팀 내 경쟁은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현재 최진행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경쟁 무대에 오른 선수들은 스프링캠프부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출신으로 지난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기도 했던 정진호는 ‘다른 팀에 가면 주전’이라던 평가를 몸으로 입증하고 있다. 국내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18타수 9안타(타율 0.500)를 기록하는 등 방망이가 매섭다. 장진혁도 4할을 오가는 높은 타율로 정진호를 뒤쫓고 있다. 가장 어린 유장혁은 25일 청백전에서 리그 최고의 마무리 정우람(35)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는 등 주전을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안타가 많지 않지만 타율은 0.545(11타수 6안타)로 가장 높다. 함께 경쟁하는 선배들로서 긴장을 안 할 수가 없다.

5명 중 1명만 선택하기가 아까워서일까. 한용덕 한화 감독도 플랜B를 고심 중이다. 김문호의 경우 외야 글러브뿐만 아니라 1루수 미트도 챙긴 채 경기를 준비한다. 나머지 선수들도 연습경기에서 중견수, 우익수 등으로 번갈아 나서며 수비 감각을 익히고 있다. 1루수의 경우 김태균이 버티고 있지만 그를 포함해 주전들이 부상을 당하거나 체력 안배가 필요할 경우 이들을 필요한 곳에 백업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한화의 좌익수는 최근 몇 년 동안 확실한 주전 멤버가 없었다. 토종 선발 투수와 함께 한화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하지만 치열한 팀 내 경쟁은 이전과 다른 ‘한화 좌익수’를 예고하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최진행#정진호#장진혁#유장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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