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네덜란드 두번째 한국인 변호사 최삼열씨

  • 입력 2004년 5월 16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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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지 방문차 잠시 한국을 방문한 네덜란드 변호사 최삼열씨는 11일 자신이 칼럼을 기고하는 동아일보를 찾아 신문박물관 등을 둘러봤다.-김미옥기자
친지 방문차 잠시 한국을 방문한 네덜란드 변호사 최삼열씨는 11일 자신이 칼럼을 기고하는 동아일보를 찾아 신문박물관 등을 둘러봤다.-김미옥기자
“법과 축구, 둘 다 사랑해요.”

네덜란드 교포 최삼열씨(24)는 올해 명문 라이덴대 법학과를 졸업하면서 네덜란드의 제2호 ‘한국인 변호사’가 됐다. 국제사법재판소가 위치한 네덜란드에서는 법대를 졸업하면 변호사 자격증을 준다. 얼핏 쉽게 보이지만, 사실은 그 과정이 보통 6년에서 10년 정도가 걸릴 정도로 어렵다. 그러나 최씨는 4년 만에 초고속으로 법대를 졸업함으로써 네덜란드 법조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유럽연합(EU)법을 전공한 최씨는 내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국제법을 공부해 EU 전문 국제변호사로 활약할 계획. 하버드와 예일, 컬럼비아 법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최씨는 서울 문정초등학교 6학년 때인 1992년 네덜란드로 이민을 가 명문 마르닉스 김나지움을 나왔다. 이곳은 네덜란드의 수재들을 교육시키는 고교 과정의 학교. 최씨가 네덜란드어는 물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라틴어 그리스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것도 모두 마르닉스 김나지움을 거쳤기 때문.

엘리트 네덜란드인으로 성장했지만, 그는 지금도 보신탕과 김치찌개, 된장찌개를 즐겨 먹고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엄연한 한국인이기도 하다. 지난해부터는 본보에 네덜란드 축구에 대해 ‘최삼열 통신’이란 칼럼을 쓸 정도로 우리말 구사력이 국내의 웬만한 대학생보다 뛰어나다. “집에선 언제나 한국어를 써요. 동생과 싸울 때도 한국말로 해요.”

최씨는 축구광이기도 하다. 축구에 열광하는 사회 분위기에 젖다보니 자연스럽게 축구 팬이 됐다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날을 가장 좋아하며 네덜란드리그에선 ‘태극전사’ 송종국(25)이 뛰는 페예노르트를 응원한다. 지난해 네덜란드에 진출한 송종국과는 ‘형과 동생’ 관계로 지내며 현지 적응을 돕고 있기도 하다.

“축구가 네덜란드의 대한(對韓) 인식을 바꿨습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오르자 그동안 한국을 거들떠보지도 않던 네덜란드 사람들이 한국을 사랑하게 됐습니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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