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홍성태 전략문제硏 소장

  • 입력 1997년 10월 30일 19시 47분


『척박한 토양속에서 겨우 뿌리를 내린 나무를 보는 느낌입니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가 자리를 잡기까지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 홍성태(洪晟太·61·예비역준장·육사14기)소장. 그는 연구소 창설 10주년을 맞은 지난 29일 감회어린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홍소장은 군안팎에서는 상당히 경이로운 인물로 통한다. 민간안보분야 연구가 자리잡기 힘든 국내 풍토속에서 재정난과 끊임없이 씨름하며 처음으로 본격적인 순수 민간연구소를 차려 본궤도에 올렸기 때문이다. 『지난 87년 연구소를 창립했을 때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단언했습니다. 당시 예비역 장군이면 국영기업체 간부로 손쉽게 자리를 얻을 수 있는 터에 왜 사서 안될 일을 하느냐고 주변에서 말리기까지 했었죠』 한국전략문제연구소는 미국에 5백여개, 일본에 1백여개의 민간 안보연구소가 있는데 비하면 한국에서는 사실상 유일한 민간의 군사전략연구소이다. 홍소장을 포함, 상근직원이 단 3명에 불과한 미니 연구소이지만 그동안의 업적은 놀랍다. 89년부터 97년까지 9년간의 연구실적을 보면 △국제 심포지엄 25회 △국내 세미나 44회 △비공개 정책토론회 25회 △단행본 1백15권 △계간 전략연구 10권 △논문집 전략논총 9권 등. 특히 덩치 큰 연구소도 1년에 두세차례 하기 힘든 세미나를 91년부터 7년째 매달 개최하고 있다. 그 결과 학계와 예비역 및 현역장성, 언론계 인사 등 국내 외교 안보전문가로 그가 주최한 세미나자리에 한번쯤 얼굴을 내밀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민군(民軍) 이해의 장을 만들었다. 홍소장은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처럼 세계적 권위를 가진 연구소로 키워 후진에 물려주는 것이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지난 58년 소위로 임관한 뒤 육사 전사교관을 거쳐 65년 맹호부대 1진으로 월남전에 참전했으며 81년 1기갑여단장, 83년 육군기갑학교장, 85년 육군대학 교수부장을 역임했다. 〈황유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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