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글쓰기 잘못해 공직떠난 임재춘씨 두번째 책 펴내

  • 입력 2005년 7월 2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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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춘 교수가 직장인 글쓰기의 요점인 하이 파이브를 보이고 있다. 대구=이권효 기자
임재춘 교수가 직장인 글쓰기의 요점인 하이 파이브를 보이고 있다. 대구=이권효 기자
“직장 생활의 상당 부분은 뭔가를 쓰는 것입니다. 글로 잘 표현하느냐 못하느냐가 직장인의 능력을 좌우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아요.”

2003년 ‘한국의 이공계는 글쓰기가 두렵다’라는 책을 펴내 글쓰기 스타 강사로 떠오른 영남대 공대 임재춘(林載春·57) 객원교수가 24일 ‘한국의 직장인은 글쓰기가 두렵다’를 펴냈다.

기술고시 출신으로 과학기술부 원자력국장과 대통령과학기술비서관을 역임한 임 교수는 당시 방사성폐기물 관련 신문광고 기획서에서 주어를 빼먹는 등 비문(非文)투성이의 글을 쓴 일을 계기로 1999년 공직을 떠났다.

이 ‘뼈아픈 사건’을 계기로 그는 ‘테크니컬 라이팅(기술자 글쓰기)’을 개척한 글쓰기 전도사로 변신했다.

임 교수는 본보 보도 이후 전국의 대기업과 의과대 등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해 연간 100여 차례 ‘직장인 글쓰기’를 강의했다.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글쓰기에 큰 부담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과학적인 한글을 과학적인 문장으로 배열하지 못하는 것은 어릴 때부터 글쓰기 교육이 부실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직장인은 글쓰기가 두렵다’는 힘 있는 글쓰기, 좋은 글과 나쁜 글, 의사전달에 효과적인 글, 문장공학 등을 170여 쪽에 간결하게 담았다.

임 교수는 “직장인들이 업무상 주로 쓰는 기획서나 보고서 같은 글은 ‘신문기사’처럼 쉽고 간결하게 표현하는 게 핵심”이라며 “많은 직장인이 글쓰기를 문학작품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직장인 글쓰기의 요점 설명을 위해 손바닥을 쫙 펴서 손가락마다 번호를 붙인 ‘하이 파이브’ 방법을 제시했다.

엄지(0)는 글을 쓸 때는 읽을 상대를 영순위로 고려하면서 글의 목적을 보여 주는 것이며, 검지(1)는 주제와 주장, 중지(2)는 근거와 방법, 무명지(3)는 증명, 새끼손가락(4)은 주제와 주장을 강조하는 방식이다.

그는 “정보사회가 발전할수록 의사표현을 빠르고 정확하게 하는 것은 직장인의 중요한 능력”이라며 “직장인의 글쓰기는 조직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홈페이지 www.tec-writing.com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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