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선고받은 이어령 前장관 딸 이민아 목사 끝내 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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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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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아들 잃고 암투병… 신앙과 봉사로 이겨냈지만…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딸인 이민아 목사(사진)가 15일 오후 1시 44분경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소천했다. 향년 53세. 개신교계에 따르면 고인은 위암 말기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치료를 받다 운명했다.

1981년 이화여대 영문과를 조기졸업한 그는 김한길 전 의원과 결혼해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미국에서 로스쿨을 수료하고 캘리포니아 주 검사로 임용되는 등 커리어우먼으로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굴곡이 많았다. 결혼 5년 만에 이혼한 뒤 갑상샘암 발병으로 투병을 시작했고, 2006년에는 망막 손상으로 실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첫 아들이 원인 모를 병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뜨는 아픔을 겪었다. 김 전 의원과의 사이에서 출생한 아들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 재학 중이던 수재였다.

고인은 1992년 세례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교회에서 신앙 고백을 하는 등 개신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 2009년 안수를 받고 목사가 됐다. 암 투병과 개인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청소년 범죄 예방에 앞장섰고, 지난해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고백한 책 ‘땅 끝의 아이들’을 출간했다. 이성주의자이자 무신론자였던 이 전 문화부 장관을 개신교 신앙으로 이끈 일도 널리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은 2007년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작고한 온누리교회 하용조 목사에게서 세례를 받으며 “딸의 믿음이 나를 구원했다”고 말했다.

영화배우 장동건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워리어스 웨이’를 연출한 이승무 감독과 백석대 이강무 교수가 고인의 동생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7일 오전 8시 02-2072-2091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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