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10월 ‘핵 개발 부대를 조직하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황해북도 평산지구 우라늄 생산공장 건설에 투입된 김혁이 주인공. 그는 1년 후 평안북도 분강지구 영변 핵 단지의 ‘4월 기업소’(우라늄 생산공장) 노동자로 일하면서 이곳의 ‘기동 예술선전대’ 희곡작가로 활동한다.
김씨는 “김혁을 빌려 내가 직접 체험한 것들을 옮겨 썼다”고 말했다. 그는 “소련이 무너지면서 북한은 핵 개발에 박차를 가해 평양 보통강 다리 건너편의 이른바 ‘정치위원 사택’에 러시아 과학자들이 많이 와서 살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북한이 파키스탄에서 농축우라늄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그 외에 플루토늄 핵분열에 도화선 역할을 하는 베릴륨 등은 대부분 러시아에서 밀수했다”고 주장했다. 소설에서 이들 물질은 시체의 배 속에 숨겨진 채 북한으로 들어온다.
그러나 그는 “93년경 북한은 이미 핵 개발 자금이 바닥난 상태였다”며 “나 역시 이 무렵 710호 자금(핵 개발 자금)을 벌려고 해주 근처에서 수산물을 잡아 중국과 일본으로 수출하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내와 두 딸을 북한에 남겨두고 왔다는 자책감 때문에 2년 동안 강냉이를 날것으로 먹는 등 자학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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