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광고료 0원 ‘배달의 명수’ 잘나가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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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 전국 첫 공공배달 앱 개발…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줄이기 나서
지역상품권 결제시 할인 혜택… 他지자체 벤치마킹 방문 줄이어

전북 군산시가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명수’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수송동에서 닭발집을 운영하는 임희석 씨가 앱으로 들어온 주문을 확인하고 있다. 군산시 제공
전북 군산시가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명수’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수송동에서 닭발집을 운영하는 임희석 씨가 앱으로 들어온 주문을 확인하고 있다. 군산시 제공
전북 군산시 수송동에서 닭발집을 운영 중인 임희석 씨(41)는 지난달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 명수’ 서비스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이 앱은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군산시가 전국 자치단체 중 최초로 개발한 배달 앱이다.

임 씨는 ‘배달의 명수’가 서비스를 시작(3월 13일)하기 석 달 전부터 앱 출시를 알리는 전단을 음식 포장지에 넣어 배달했다. 민간 배달 앱 사용으로 매달 내야 했던 수수료와 광고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배달의 명수’가 서비스를 시작하자 임 씨 가게에는 평일엔 5, 6건, 주말에는 12, 13건 정도의 주문이 들어왔다. 이전 3년간 사용했던 두 곳의 민간 배달 앱에 비해 주문량은 줄었지만 임 씨는 만족했다.

임 씨는 “서비스 초기인데도 반응이 좋기 때문에 ‘배달의 명수’를 통한 주문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군산시가 내놓은 ‘배달의 명수’ 앱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배달 앱 시장의 주도권을 쥔 민간업체가 요금 정책을 바꾸면서 소상공인들의 고통이 커질 것을 우려한 자치단체들이 공공 배달 앱 개발에 나서면서 전국적인 관심도 받고 있다. 군산시는 지난해 4월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상생하는 공공 배달 앱 구축에 착수했다. 1억3000여만 원을 들여 플랫폼을 만들고 가맹점을 모집한 뒤 지난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군산시내 배달 업소 1000여 곳 중 700여 곳이 참여했다.

‘배달의 명수’라는 앱 이름은 ‘역전의 명수’로 불렸던 군산상고 야구부의 애칭에서 따왔다. 군산상고는 1972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 결승전에서 부산고에 1-4로 뒤지다 9회말에 5-4로 승부를 뒤집고 우승을 차지했다. ‘역전의 명수’로 불렸던 군산상고가 야구로 지역에 기쁨을 전했던 것처럼 대기업 공장의 잇따른 이탈 등으로 침체에 빠진 지역 경제가 ‘배달의 명수’를 통해 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7일 현재 ‘배달의 명수’ 가입자는 4만3919명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7일까지 주문량은 7466건(1억7819만 원어치)을 기록했다. ‘배달의 명수’가 빠르게 안착한 것은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은 민간 배달 앱과 달리 이용 수수료와 광고비를 낼 필요가 없다. 소비자들은 10% 낮은 가격에 구입한 군산사랑상품권으로 배달음식 요금을 낼 수 있어 음식값 할인 혜택을 누린다. 7일까지 이뤄진 전체 주문 중 62%가 군산사랑상품권으로 결제됐다.

‘배달의 명수’가 공공 배달 앱의 모범 사례로 알려지면서 이를 벤치마킹하려는 다른 지역 자치단체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충북도와 경기 남양주시, 경남 거제시 등 10여 곳의 자치단체 공무원들이 군산시를 다녀갔다. 전국에서 하루에도 수십 통의 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공공 배달 앱 이용으로 업소당 월평균 25만 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며 “소상공인들을 위해 전국 어디서든 ‘배달의 명수’라는 이름의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북 군산#배달의 명수#공공배달 앱#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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