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품질혁신-원가절감 넘어 미래 먹거리 사업 재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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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회장 위기 극복 리더십
코로나 초기부터 제철소 잇단 방문… 철강-비철강 부문 맞춤전략 마련
외화채권 발행 선제적 자금 조달, 2차전지 소재 등 효율성 제고

최정우 포스코 회장(앞줄 오른쪽)이 지난달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 설비 개선 현장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된 상황을 직접 점검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앞줄 오른쪽)이 지난달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 설비 개선 현장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된 상황을 직접 점검하는 모습. 포스코 제공
‘위기에 강한 포스코 DNA.’

이달 1일 창립 52주년을 맞아 포스코가 내놓은 카드뉴스의 제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산업계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지만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온 포스코의 저력을 다시 발휘해보자는 의지의 표현이다. 철강업계에서도 ‘맏형 포스코’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넘어설지 주목하고 있다.

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우려가 본격화되던 2월 말과 지난달 초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잇따라 방문했다. 2018년 7월 취임한 최 회장은 포스코그룹의 사업을 철강 사업과 신성장 사업, 글로벌 인프라 사업으로 정비했다. 철강 부문은 장인화 철강부문장(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최 회장은 그룹 전반을 챙겨 왔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봉착하자 그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두 제철소를 직접 찾아 중심 잡기에 나선 것이다. 최 회장은 현장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자동차 강판 등 주요 제품의 품질 혁신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 위기 돌파의 해법임을 강조했다. 글로벌 철강 경기 불황에 코로나19까지 겹친 어려움을 고부가가치 제품의 품질 향상과 원가 절감으로 극복하자고 강조한 것이다.

최 회장은 또 지난달에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포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주주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시나리오별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비용 절감, 투자 우선순위 재조정 등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포스코는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전사적 차원의 원가 절감 프로젝트인 ‘코스트 이노베이션 2020’을 올해 해외 법인으로 확대했다.

비철강 사업부문도 이번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은 취임 직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포스코케미칼로 통합했다. 또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사업은 도입과 트레이딩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터미널 사업은 포스코에너지가 전담하는 방향으로 개편했다. 지난해 철강 사업의 극심한 난조 속에서도 포스코는 비철강 사업을 기반으로 그룹 전체의 실적을 비교적 굳건하게 지켜냈다.

재계에서 대표적인 재무통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꼽히는 최 회장이 지난해와 올해 초 선제적으로 자금 조달 결단을 내린 것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하반기에 1조 원의 회사채와 10억 달러(약 1조2000억 원)의 외화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15억 달러(약 1조8000억 원)의 외화채권을 추가로 발행했다. 경기 하강에 대비해 자금 조달이 쉬운 시점에 자금을 미리 확보해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위기 국면에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 오히려 해외 생산·판매를 늘리는 전략으로 수출량을 대폭 늘린 경험이 있다”며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경영 여건이지만 평소 준비해 온 역량을 바탕으로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포스코#코로나19#최정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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