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 20% 지자체 부담 요구에… 충북-울산 자체지원 보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일 03시 00분


코멘트

[코로나19 팬데믹]대구경북-대전-인천은 중복 지원
경기는 정부 지원금 20% 떼기로… 서울-강원-제주 아직 결정 못해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소요 예산의 20%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라고 하자 자체 현금성 지원안을 발표했던 지자체들이 혼란에 빠졌다. 일부 지자체는 기존에 내놓았던 지원방안을 철회했다. ‘정부 지원금과 지자체 지원금을 중복 수령할 수 있다’고 한 정부 약속이 100% 지켜지지 않는 지자체가 많다.

31일 경기도는 정부의 재난지원금과 별도로 전 도민에게 10만 원의 재난기본소득을 그대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단, 정부 지원금은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20%를 빼고 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1인당 10만 원을 추가로 주는 경기 파주시의 소득 하위 70% 이하 4인 가족은 △경기도 지원금 40만 원 △파주시 지원금 40만 원 △정부 지원금 80만 원 등 총 160만 원을 받는다. 원래는 정부 지원금이 100만 원 나와야 하지만 20만 원 줄게 됐다.

원래부터 지자체 지원금을 주지 않는 경기도 내 시군에서는 정부 지원금 중 10%만 빼기로 했다. 소득 하위 70% 이하 4인 가구 기준 △경기도 지원금 40만 원 △정부 지원금 90만 원 등 130만 원을 주는 것이다.

서울시는 기존에 발표한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30만∼50만 원의 재난생활비를 정부 지원금과 중복으로 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정부가 서울만 다른 지자체보다 재원을 더 부담하라고 한 것에는 난색을 표했다. 이상훈 서울시 재정기획관은 “다른 시도처럼 20%만 부담하게 해달라고 요구 중”이라고 했다. 강원, 제주, 광주, 전남 등도 기존 지원책을 유지할지 정부의 추가 방침이 나온 뒤 결정하기로 했다.

충북, 울산 등 일부 지자체는 재원 부담 탓에 기존에 추진하기로 했던 자체 지원을 보류하고 정부 지원금만 지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구 경북과 대전, 인천은 중복 지급한다.

정부가 재난지원금의 재원 일부를 지자체에 부담하게 한 것에 대한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추경으로 보전해주겠다며 지방정부의 재난지원금을 독려했던 정부가 지방정부로 하여금 20%를 부담하라고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 공무원은 “돈이 없는 곳은 빚을 내라는 것이냐. 전액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 사회부종합
#긴급재난지원금#지방자치단체#코로나19#서울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