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CNN 기자와 또 설전…“이래서 사람들이 CNN 안 봐”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31일 11시 28분


코멘트

백악관 출입정지 전력 어코스타 기자와 설전
"형편없고 빈정거리는 질문 말고 진짜 질문 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자신의 옛 발언을 두고 CNN 소속 기자와 설전을 벌였다.

백악관 공식 영상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정례 기자회견에서 CNN 소속 짐 어코스타 기자와 날 선 질의를 주고받았다.

포문은 어코스타 기자가 먼저 열었다. 그는 질의응답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최근 두어 달 동안 당신이 이 위기를 경시한 데 대해 화가 나 있는 미국인들에게 뭐라고 말할 건가”라고 따졌다.

그는 이어 “미국 내에선 코로나바이러스를 잘 통제해왔다”, “미국 내 감염자 수는 매우 적다”, “바이러스는 사라질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날짜까지 꼽아가며 하나하나 열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나는 그들(미국인들)이 진정하길 바란다”며 “만약 각각 발언을 본다면 그건 다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러스는 없어질 것이고, 우리는 위대한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 이후 질문을 던진 어코스타 기자와 CNN에 대한 공격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 같은 사람들, CNN은 그런 말(질문)을 한다”며 “그게 사람들이 더는 CNN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이유”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당신은 내 발언들에 대해 정상적인 질문을 할 수 있었다”며 “나는 이 나라를 차분하게 하고 싶다. 나는 이 나라가 공황 상태에 빠지길 원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당신보다 훨씬 더 잘, 이 나라에 공황 상태를 야기할 수 있다”, “나는 당신을 마이너리그 선수처럼 보이게 할 수 있다”고 했다. CNN이 혼란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알고 있나,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라며 “나는 우리나라를 차분하게, 그리고 강하게 하고 싶다. (사람들이 병에 맞서) 싸우고 이기게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그가 이끄는 코로나19 TF를 언급, “나는 그들이 하는 일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거의 기적”이라고 호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그렇게 빈정거리고 형편없는 질문을 하는 대신, 당신은 진짜 질문을 해야 한다”고 쏘아붙인 뒤 다른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이날 질문을 던진 어코스타 기자는 지난 2018년 행정부 반(反)이민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뒤 백악관 출입 정지를 당한 이력이 있는 대표적인 반트럼프 기자다.

CNN은 이후 팩트체크식 기사를 통해 “코로나바이러스는 2월엔 분명 통제되지 않았고, 3월 중순에도 통제되지 않았으며, 오늘날에도 통제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CNN은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바이러스가 사라지리라고 말했을 때 오해의 소지를 남겼다”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수천명의 미국인들이 죽을 수 있다고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미국 내 발병 초기 낙관론으로 일관하며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존스홉킨스대 확산 지도에 따르면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기준 16만3807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누적 사망자는 이날 기준 3000명을 넘어섰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