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코로나 시대’ 쑥쑥 크는 이커머스 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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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
투자처 발굴에 가장 기민한 집단 중 하나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이른바 돈 되는 곳에만 투자하는 전문 집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올해 1분기(1∼3월) 전체 인수합병(M&A) 규모는 1조7000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85.3% 줄었다. 하지만 글로벌 단위 PEF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물류센터 M&A를 계속했다.

대표적인 곳은 운용자산(AUM) 약 5700억 달러에 이르는 블랙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다. 이 회사는 부동산, 주식, 헤지펀드 등에 투자하는 대형 PEF 운용사로 최근 영국 22개 물류센터를 1억4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성사한 공격적 투자다. 블랙스톤PE는 보유 펀드를 통해 2019년 6월 이후 200억 달러 이상의 물류센터 부지를 인수해왔다. 지난해 6월에는 싱가포르 물류센터를 187억 달러에 인수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물류센터를 최우선 투자처로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물류센터가 투자처로 각광받는 이유는 물류와 유통업계 비즈니스 변화 때문이다. 이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라스트 마일’(배송 단계 중 소비자와 만나는 최종 단계)로 대표하는 근접성이다. 당일 배송, 신선식품 배송과 같은 문화가 확산하면서 도시에 근접한 물류센터의 중요성이 커졌다.

세계 이커머스 시장은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은 2015년 이후 22.9%로 같은 기간 세계 소매판매 증가율(5.3%)의 네 배를 웃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이 같은 추세를 보다 공고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인터넷 쇼핑 등 이커머스 이용층은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청년층과 일부 베이비붐 세대를 넘어 사실상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커머스 수요 급증으로 형성된 시장, 물류센터 등 인프라, 소비자 경험 등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PEF들은 소비문화의 변화를 보고 물류센터에 투자하는 것이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주가 조정을 유발했던 핵심 요소가 해결됐을 때 시장은 본격 반등했다. 2008년 금융위기는 기업의 유동성 경색, 1930년대 대공황은 은행 도산을 막았을 때부터다. 이번 주식시장 조정이 발생한 핵심 요소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다. 당장 미국에서 발표되는 고용지표 등 각종 실물지표 악화가 현실화될 수밖에 없고 변동성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성장 국면에서 성장세를 보인 기업과 업종은 이후에도 프리미엄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변함없이 성장할 이커머스 관련 종목과 산업에 우선 주목할 만하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
#이커머스 시장#배송#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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