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사망자 37%가 뉴욕주… 트럼프 “강제격리” 밝혔다가 철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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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美 확진 3만8000명 늘어 12만명

美해군 병원선 30일 뉴욕 급파 28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의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에 해군 병원선 ‘USNS 컴포트’가 정박해 있다. 이날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뉴욕으로 이동해 민간 병원이 코로나19 대응을 하는 동안 돌보지 못하는 기존 환자를 보살피기로 했다. 노퍽=AP 뉴시스
美해군 병원선 30일 뉴욕 급파 28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인근의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에 해군 병원선 ‘USNS 컴포트’가 정박해 있다. 이날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뉴욕으로 이동해 민간 병원이 코로나19 대응을 하는 동안 돌보지 못하는 기존 환자를 보살피기로 했다. 노퍽=AP 뉴시스
28일(현지 시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등 3개 주(州) 주민에게 향후 14일간 국내 여행 자제 경보를 발령한 것은 그만큼 이들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CDC가 미국인들에게 자국 내 여행을 제한하는 경보를 발령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CDC는 “코로나19가 많이 발생한 주에서 보고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지역사회 전파를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1950만 명), 뉴저지(890만 명), 코네티컷(360만 명)의 합산 인구는 약 3200만 명으로 미국 전체의 약 10%다. 하지만 감염자 수는 뉴욕 5만3520명, 뉴저지 1만1124명, 코네티컷 1524명으로 전체 감염자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뉴욕주의 확진자와 사망자(834명)는 각각 미 전체의 약 43%, 37%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뉴욕 등 환자가 많은 일부 지역의 강제 격리(quarantine)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가 반나절 만에 철회했다. 그는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주에 대해 2주간 ‘강제 격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CNN에 “이는 연방정부의 전쟁 선포”라고 반발했다. 대통령이 언급한 조치가 ‘격리’가 아닌 사실상의 ‘봉쇄(lockdown)’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네드 러몬트 코네티컷 주지사도 “혼란과 공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AP통신은 공공 안전 및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헌법상 권한과 책임은 주정부에 있으며 연방정부가 각 주에 제한 조치를 취할 권한이 있는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3개 주 일부 지역에 대한 강제 격리 명령을 내리지 않겠다”고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다. 이후 강력한 여행 경보를 발령할 것을 요구했고 CDC가 여행 경보를 발령한 것이다. CDC는 “3개 주 주지사가 이번 경보를 이행할 완전한 재량권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2일 부활절 전에 경제 활동을 재개해 재선 유세전에 활용하려다가 각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자 철회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대신 뉴욕주는 공원과 종교시설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어기는 사람에게 500달러의 벌금 및 180일간 구류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다음 달 28일 예정인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역시 6월 23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다른 주들은 뉴욕주에서 오는 여행자들에 대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플로리다, 텍사스, 메릴랜드, 사우스캐롤라이나, 매사추세츠, 웨스트버지니아, 로드아일랜드주 등은 뉴욕주에서 오는 여행객을 2주간 의무적으로 격리한다고 발표했다. 뉴욕과 가까운 로드아일랜드는 주 방위군을 동원해 뉴욕주 번호판을 단 차량을 세워 운전자에게 의무 격리 방침을 통보했다. CNN은 “뉴욕주의 코로나19 환자 수가 정점에 도달하기까지 몇 주 더 걸릴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주 노퍽 항구에서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의 뉴욕 출항식에 참석했다. 이 배는 약 1000개의 병상, 의료진 1200명, 5000명분의 혈액 탱크 등을 갖췄다. 뉴욕 민간병원이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하는 동안 해당 병원에서 돌보지 못하는 환자를 넘겨받아 치료한다. 30일 뉴욕 앞바다에 도착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7일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해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에 인공호흡기를 생산할 것을 명령했다. 그는 “100일 안에 우리는 10만 개의 추가 인공호흡기를 생산하거나 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뉴욕=박용 특파원
#미국#코로나19#확진자#뉴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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