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세계 주요국 신용등급 줄줄이 강등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9일 21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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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피해를 입으면서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주요국 신용등급을 줄줄이 내리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7일 피치는 영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한국, 벨기에, 체코와 같은 ‘AA-’로 한 단계 낮췄다. 영국은 7년 전만 해도 최고 등급인 ‘AAA’ 였지만 부채 증가, 유럽연합(EU) 탈퇴로 인한 불확실성에 코로나19까지 겹쳐 등급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피치는 영국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어뒀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감염국이자 사망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의 하향 가능성도 거론된다. 세계 8위 경제대국이지만 유럽 최고 수준의 정부부채, 높은 실업률, 만연한 지하경제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측은 10일 “코로나바이러스가 이탈리아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해치면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S&P와 피치는 이탈리아의 등급을 ‘BBB’,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무디스는 27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aa3’에서 투자부적격에 해당하는 ‘B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이 남아공의 경제적, 재정적 어려움을 악화시킬 것이란 우려에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증산 경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락으로 산유국 경제도 불안하다. S&P는 26일 멕시코,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주요 산유국의 등급을 모두 한 단계씩 낮춘 각각 BBB, B-, CCC로 제시했다. S&P는 “코로나19 확산과 저유가로 재정 위험이 커지고 대외 충격에도 취약해졌다”고 이유를 밝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27일 중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2007년 이후 13년 만에 최소 1조 위안(약 171조 원)의 특별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발행 규모를 5조 위안 이상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지방정부의 건설사업에 쓰일 것으로 알려져 건설경기 부양을 통한 경제살리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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