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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회견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던 美 한인사회, 한숨 돌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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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회견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던 美 한인사회, 한숨 돌렸지만…

뉴욕=박용 특파원 입력 2020-02-27 15:52수정 2020-02-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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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공항에서 무사히 나오시기만 바랬습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권모 씨(36)는 2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지켜봤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한국인 입국 금지를 전격 지시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권 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에 대해 “적절한 때가 아니다”라고 답변하자 놀란 가슴을 비로소 쓸어내렸다.

그 시각 권 씨의 어머니 남모 씨(65)는 뉴욕 존 F. 케네디공항으로 향하는 항공기에서 마음을 졸였다. 남 씨는 “기내에 좌석은 3분의 2 정도만 찼고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누군가 마른 기침을 하자 깊은 정적이 흐를 정도로 모두 바짝 긴장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 “지금은 아니다”라고 선을 긋자 미국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뉴욕 거주 동포들은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적절한 때에 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 진출 기업들은 상황을 지켜보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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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오는 여행객을 직접 상대하는 항공사는 승객이 줄고 뉴욕 현지 여행사와 음식점들은 매출이 50~70% 감소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대한항공은 3월부터 일부 뉴욕 노선에 투입된 항공기를 368석 규모의 ‘747-8’에서 261석 규모의 ‘777-300’으로 바꾸기로 했다. 미 델타항공도 한시적으로 한국 운항 노선을 줄이기로 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 미국 법인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등 아시아권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던 현지 여행사들은 남미 등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시장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한국 내 생산라인 가동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전자 북미법인은 현지 고객사의 특별한 요청이 없는 경우 한국에서 미국 출장을 자제하고 화상회의 등을 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한국 출장도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최악의 경우 한국 내 생산 차질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해 미국 현지에 재고를 확보하고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여행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뉴욕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주재원 파견에 애를 먹고 있다. 한 시중은행 뉴욕지점은 주재원이 비자를 받아 나오지 못할 경우 한국에서 뉴욕 근무시간에 맞춰 인터넷으로 함께 일하는 대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 한인 동포사회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뉴욕한인회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막기 위한 자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동포사회에 보급하고 인종 혐오나 범죄가 늘어나지 않도록 시 당국 등에 대책을 촉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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