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유럽…이탈리아 ‘코로나19’ 확진 322명·사망 11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6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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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급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근 국가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안사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는 이틀 새 코로나19 확진자가 145명 늘어 26일 현재 374명(사망자 12명 포함)에 달했다. 밀라노 등 북부에 집중됐던 감염자가 중남부에서도 속출해 사실상 방역망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처음으로 유아(4세 여아)도 감염됐지만 여전히 최초 감염 경로는 오리무중이다.

이날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댄 스위스 남부 티치노주(州)에서는 70세 남성이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역시 이탈리아 인접지대인 오스트리아 남부에서는 20대 남녀 2명,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를 마주보고 있는 크로아티아에서도 20대 남성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스에서 30대 여성 1명이 확인됐다. 스위스,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그리스 모두 이날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또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명, 프랑스에서 3명, 독일에서 2명의 추가 확진자가 등장했다. AP통신은 “6개국의 새로운 확진자는 모두 최근 이탈리아를 방문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유럽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점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인적, 물류 이동을 보장한 솅겐 조약에 따라 아일랜드를 제외한 26개 회원국 간 국경 이동이 가능해 여러 나라로 쉽게 퍼질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슬로베니아, 스위스, 독일, 크로아티아 등 주변 6개국은 25일 이미 로마에서 보건장관 회의를 열었다. 이들 국가는 일단 국경은 봉쇄하지 않고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되, 코로나19에 관한 긴밀한 정보 공유를 하기로 했다.

EU 집행위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경을 차단할 때는 아니다. 대신 유럽 내 확산을 막기 위해 2억3200만 유로(약 3068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적 악영향은 물론 ‘유럽공동체’의 의미가 퇴색될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확산세가 지속되면 국경 검문 강화 등 통제가 시작될 수도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유럽 각국 우파 정당들이 코로나19 공포를 매개로 자국 내 이민 정책을 강화하려 한다”고 전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이윤태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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