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납치·살해 혐의’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5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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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PJ파의 부두목 조규석(61)이 25일 오전 11시35분께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사무실로 조사받으러 들어가는 모습 © 뉴스1
국제PJ파의 부두목 조규석(61)이 25일 오전 11시35분께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사무실로 조사받으러 들어가는 모습 © 뉴스1
25일 오전 9시 30분경 충남 아산의 한 오피스텔.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소속 경찰 26명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잠자고 있던 광주 지역 폭력조직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61)을 붙잡았다. 검거 당시 조 씨는 혼자 있었고 별다른 저항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피스텔 안에서 휴대전화 두 대와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도 발견했다고 한다.

50대 사업가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지명수배를 받던 조 씨가 9개월여 동안의 장기 도피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조 씨는 2006년, 2013년에 이어 3번째 장기 도피를 벌여 이른바 ‘도피 전문가’란 별칭까지 붙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해 5월 19일 광주 서구의 한 노래방에서 기업인수합병(M&A) 관련 사업을 하던 박모 씨(57)를 공범 김모 씨(66), 홍모 씨(62)와 함께 구타했다. 다음날 이들은 정신을 잃은 박 씨를 조 씨 동생이 모는 조 씨의 외제 차에 태워 서울로 향했다. 하지만 도중에 박 씨가 숨지자 경기 양주시에 있는 한 공영주차장에 차를 버린 뒤 달아났다. 심하게 훼손된 박 씨의 시신은 차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김 씨와 홍 씨, 조 씨의 동생은 모두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조 씨는 오랫동안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망 다녔다. 조 씨는 승용차 여러 대를 갈아타고 지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경찰의 추적을 피했다. 이전 도피 때도 10여 대의 휴대전화를 번갈아 이용하는 등 조 씨는 도피에 능숙했다.

조 씨는 지난해 5월 23일 자신의 아들을 통해 광주 서부경찰서에 자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자신은 박 씨를 살해한 의도가 없었으며, 폭행에 가담하지도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수하는 조건으로 서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이 “수사를 맡은 경찰서를 임의로 바꿀 수 없다”고 전하자 자수 의사를 거둬들였다.

25일 경기 의정부시 경기북부지방청으로 이송된 조 씨는 취재진에게 “이번 일은 주가조작과 무자본 M&A 폐해 때문에 일어났다”고 말하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조 씨는 피해자 박씨와 기업투자 문제로 갈등이 있었고, 박 씨의 방해로 이익을 얻을 투자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해 박 씨로부터 돈을 받아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그간의 행적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조 씨의 도피 생활에 도움을 준 조력자들에 대한 수사도 확대할 계획이다.

의정부=김소영 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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