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서랍속에 보내지 못한 청첩장이… 결혼 미루고 환자 치료한 우한 의사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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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교도소 5곳서 520여명 집단감염

결혼식을 미룬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돼 20일 세상을 떠난 후베이성 우한시 장샤구 제1인민병원 의사 펑인화 씨의 웨딩사진. 사진 출처 환추시보
결혼식을 미룬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돼 20일 세상을 떠난 후베이성 우한시 장샤구 제1인민병원 의사 펑인화 씨의 웨딩사진. 사진 출처 환추시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서 결혼식을 미루고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전념하던 20대 의사가 세상을 떠났다.

21일 환추(環球)시보에 따르면 우한 장샤(江夏)구 제1인민병원 호흡·중증의학과 의사 펑인화(彭銀華·29) 씨가 20일 오후 숨졌다. 펑 씨는 2년 전 결혼한 아내와 1일에야 결혼식을 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결혼식을 연기하겠다”고 결심한 뒤 아내를 설득했다고 한다. 그의 병원 사무실 서랍 속에는 아직 보내지 못한 청첩장이 있었다.

격리병동에서 환자들을 치료해온 그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당일인 지난달 25일 감염됐다. 전날 동료들이 ‘휴가를 내고 아내와 시간을 보내라’고 권하자 그는 “내가 젊으니 내가 버티고 있겠다”며 격리병동으로 향했다고 환추시보가 전했다. 펑 씨의 아내는 펑파이(澎湃)와의 인터뷰에서 “배 속에 6개월 된 아기가 있다. 남편은 영웅”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21일 펑 씨를 포함해 후베이성에서 115명이 사망했다. 난팡(南方)주말은 후베이성에 파견된 전문가를 인용해 “경증 환자의 5분의 1이 중증 환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베이성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0일 하루 동안 확진 환자 411명이 증가했다고 21일 오전 발표했다. 하지만 이어진 중국 위건위 발표에서 후베이성의 환자 증가 수는 631명이었다. 후베이성은 뒤늦게 “20일 교도소에서 271명의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는 수기 보고를 받은 뒤 확인을 거쳐 이미 환자 집계에 포함된 51명을 제외한 220명을 추가했다”고 해명했다.

이날까지 후베이성 등 3개 성, 5곳의 교도소에서 520여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교도소까지 방역 체계가 뚫리면서 연쇄 감염 우려가 더 높아졌다. 한동안 수십 명대로 떨어졌던 후베이성 이외 지역 환자 증가 수도 258명으로 늘어났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중국#우한#의사#집단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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