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환매중단’ 라임-신한금투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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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펀드 판매-사기의혹 수사
라임 일부 관계자 출국금지, 해외 도주 수익률 조작 공범 추적
투자자들, 대신증권도 고소 추진


헤지펀드 운용사인 라임자산운용(라임)의 펀드 운용 및 판매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라임과 펀드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 본사 등을 19일 압수수색했다. 투자자들이 지난달 10일 라임과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한 지 40일 만에 검찰이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19일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라임과 신한금융투자 본사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장부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라임과 신한금융투자가 ‘무역금융 펀드’를 판매하면서 맺었던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서류와 업무 담당자들의 메신저 기록, 라임의 펀드 운용과 관련한 각종 내부 자료 등이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라임의 일부 관계자는 출국 금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펀드 사기 판매 의혹으로 라임과 펀드 판매사를 압수수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6일 라임 이종필 부사장(42·수배 중)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라임이 투자한 코스닥 상장업체 리드 경영진의 830억 원대 횡령 혐의 등을 수사했던 검찰은 라임의 부실 펀드 판매 관련 자료는 확보하지 못했다.

이달 중순 공개된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 등에 따르면 라임은 2018년 11월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미국 헤지펀드의 부실로 손실이 났는데도 이를 숨기고 수익률을 조작해 펀드를 계속 판매했다. 라임은 지난해 10월 고객의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됐다며 펀드 환매를 연기했다. 라임이 그 후 환매를 연기한 펀드는 총 1조6679억 원 규모인데 여기에 개인투자자 4035명의 돈이 묶여 있다. 금감원은 이달 5일 라임과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 관계자의 사기 혐의에 대해 수사해 달라고 검찰에 의뢰했다. 펀드의 부실을 알고도 정상적인 펀드처럼 고객을 속여 판매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번에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한 뒤 라임이 환매가 중단될 것으로 예견된 부실 펀드를 고객에게 판매한다는 사실을 판매사가 알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라임이 부실 펀드를 고객들에게 정상 판매하기 위해 수익률을 10%가 넘는 것처럼 조작한 정확한 경위도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라임이 펀드끼리의 불법 자전 거래를 통해 수익률을 조작했다고 보는 검찰은 해외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수익률 조작 공범의 신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검사 4명을 파견 받은 수사팀에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 외부 기관에서 검찰에 파견됐던 전문 인력 일부가 추가로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부 기관 파견 전문 인력 20여 명은 그동안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에 소속돼 있었다. 그런데 법무부 직제개편으로 지난달 28일 합수단이 폐지됐다. 검찰 관계자는 “외부 기관에서 파견된 인력들을 남부지검 형사6부와 금융조사 1, 2부에 나누어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라임이 운영하던 펀드에 돈을 투자했다가 돌려받지 못한 투자자들은 검찰에 라임 펀드의 최대 판매처인 대신증권 관계자 등을 추가로 고소할 예정이다. 앞서 우리은행 관계자 등도 검찰에 고소돼 검찰 수사가 라임과 신한금융투자를 넘어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사모 펀드#환매 중단#검찰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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