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세기 대신 군용기 거론… 美-加도 ‘크루즈선 탈출’ 시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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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비상]
정부 “日크루즈선 탑승자 이송”… 정확한 이송 희망자 파악나서
승무원은 조기 귀국땐 퇴직 부담… 日 코로나19 방역에 불신 커져
해외 각국 속속 전세기 파견 결정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탑승한 국민들을 귀국시키기 위한 정부 계획에 뒤늦게 시동이 걸렸다. 일본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이 없는 승객들을 하선시키겠다고 밝힌 19일 이전에라도 국내 이송을 희망한다면 데려오겠다고 16일 처음 밝힌 것이다. 한국 국민들의 탑승 사실을 5일 일본 정부로부터 통보받은 지 11일 만에 내린 결정이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은 16일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주요코하마총영사관이 승객과 승무원들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가능하다면 국내 이송을 희망하신다는 의사를 밝히신 분들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의사 확인이 필요하다”며 희망자 수요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정부 소식통은 “승객들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19일부터 14일간 다시 선상 격리에 들어가는 승무원들이 19일 전 귀국 희망 시 퇴직을 결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당초 외교부는 전날 밤까지 “귀국 요청자가 없다” “구체적인 이송계획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입장을 바꾼 데 대해 조 차관은 “오늘 중수본 회의를 통해 입장을 정하기 전까진 정부 방침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귀국 희망자가 나온 만큼 이들을 어떻게 데려올지가 관건이다. 우한 교민들처럼 전세기 투입도 거론되지만 탑승자 14명 중 국내에 연고가 있는 국민이 3명뿐인 만큼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한일 간 단거리 노선에 적합한 공군 2호기나 C-130 허큘리스 군 수송기가 적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조 차관도 “정확한 귀국 의사가 확인된 다음 구체적인 이송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17일 전세기를 파견하는 미국에 이어 캐나다 홍콩 등도 전세기 파견을 검토하면서 중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전세기 엑소더스’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불신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NHK는 “미국 전세기가 16일 밤에 도착하면 자위대가 버스로 미국 승선객들을 하네다공항까지 이송할 것”이라며 “전세기는 이르면 17일 하네다 공항을 출발한다”고 보도했다. 승객들은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인근 트래비스 공군기지에서 추가 검진을 받은 뒤 군기지 등에서 14일간 격리된다.

캐나다 정부는 15일 성명을 내고 크루즈에 탑승한 자국 시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보낸다고 밝혔다.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홍콩 보안국이 일본에 전세기를 보내 크루즈에 타고 있는 330명의 홍콩 시민을 데리고 올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코로나19#일본 요코하마항#다이아몬드 프린세스#국민 귀국#귀국 희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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