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g의 기적’…초미숙아 소망이, 6개월만에 집으로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22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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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g의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로 태어나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던 ‘소망이’가 22일 의료진들의 축하 속에 퇴원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7월 27일 소망이의 엄마 김성혜씨는 뱃속의 태아가 움직이지 않자 강원 태백에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응급 이송됐다.

당시 아기와 산모 모두 위험한 상태였기 때문에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다. 그렇게 소망이는 임신 24주 3일 만인 27일 밤 키 25cm, 몸무게 370g의 몸으로 태어났다.

출생 직후 소망이의 중증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3점에 불과할 만큼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의료진은 소망이가 태어나자마자 소생술을 시행하면서 겨우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 중증치료를 시작했다.

소망이는 너무나 작아 주사바늘 삽입 조차 어렵고 몇 방울의 약물로도 신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 주사액을 소수점 두번 째 자리까지 정교하게 맞춰야 했다.

언제 쇼크에 빠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소망이 한 명에게 의료진 3~4명이 24시간 옆에서 마음을 졸이며 치료했다.

미숙아 중에서도 작은 소망이는 생후 일주일째 발생한 기흉으로 가슴관을 삽입하고 호흡곤란 증후군, 폐동맥 고혈압 등에 의해 2개월 이상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아야 했다.

또한 패혈성 쇼크와 부신기능 저하로 인해 강심제와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했고 중증 미숙아 망막증 수술 역시 견뎌내야 했다. 퇴원을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탈장으로 인한 수술까지 받았다.

이 모든 과정을 이겨낸 소망이는 마침내 22일 병원 측에서 마련해 준 퇴원식에서 많은 이들의 박수와 응원을 받으며 3.5kg의 체중으로 퇴원했다.

현재는 스스로 호흡하고 엄마를 보며 웃으면서 분유도 먹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해졌다. 소망이를 두고 주위에선 ‘370g의 기적’, ‘1%의 기적’이라고 말한다.

엄마 김성혜씨는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퇴원해 집에 간다는게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병국 교수님을 비롯한 의료진 분들께서 밤낮없는 정성과 보살핌을 해주셔서 소망이가 건강하게 퇴원하게 됐다. 소망이가 받은 사랑만큼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망이의 주치의인 이병국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이날 취재진 앞에서 그간 치료과정을 설명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교수는 “생존 가능성이 1%도 안 될 정도로 희박했던 소망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던 것은 치료에 매진한 의료진의 역할도 있었지만 소망이 곁을 지켜준 부모님께서 어려운 상황들을 함께 이겨내 준 덕분이다. 소망이가 앞으로도 힘을 내서 건강하고 씩씩한 아기로 잘 성장해주기를 바라고 함께 힘을 내준 소망이 가족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는 1kg 미만의 몸무게로 태어난 미숙아를 말한다. 소망이는 국내에서 태어나 생존한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 중에서도 몸무게가 세번째로 적게 출생한 아기다.

실제 400g 미만의 아기는 유명 대형 병원에서도 생존하는 것 자체가 기적과 같은 일로 여겨지는데 국내에는 소망이를 포함해 4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미숙아(400g 미만으로 태어나 생존한 아기) 등록 사이트’에는 전 세계 228명의 아기가 등록돼 있으며 370g은 전 세계적으로도 142번째로 작은 수준이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는 지난해 초극소저체중아 7명과 극소저체중아(1.5kg 미만) 26명을 치료했으며 극소저체중아 생존률이 92% 달하는 등 초미숙아의 치료 성공률이 매우 높다.

이는 극소저체중아 국내 평균 생존률인 84.8% 를 훨씬 상회하고 신생아 치료 선진국인 일본(93.8%), 호주(92.2%)와 비슷한 수준이다.

(원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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