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쪽’ 미중 무역협상 합의문 자세히 살펴보니…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16일 08시 28분


코멘트
© News1
© News1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발발 18개월 만에 1단계 무역합의에 최종 서명하면서 양국의 구체적인 합의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과 중국은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단계 무역합의를 공식화하는 서명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양국 대표로 참석했다.

이번 서명식에서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합의 내용이 모두 공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1단계 무역합의 문서가 모두 90쪽 분량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다음은 간추린 미중 무역합의 내용이다.

◇ 中, 미국산 상품·농산물 수입 확대 : 우선 중국은 향후 2년간 미국산 상품 및 서비스 수입을 2017년 대비 2000억달러(약 231조6000억원) 규모 더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는 소비재 부문(777억달러), 지식재산권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 기술서비스 부문(379억달러), 에너지 부문(524억달러) 등이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강하게 요구해 온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도 이번 합의에 포함됐다. 중국은 앞으로 2년 동안 320억달러(약 37조원) 규모 미국 농산물을 추가로 구매한다. 또한 유제품, 쇠고기, 생선, 쌀 등 품목에 대해 중국은 자국 시장을 점차 개방하기로 했다.

중국의 연간 농산물 추가 구매량 160억달러에 2017년 미국의 대중국 농산물 수출 240억달러를 합치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농산물 수출 목표치 400억달러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 美기업 지재권 보호…기술이전 관행에 철퇴 : 합의문에는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기술이전 강요’ 등 관행을 철폐한다는 문구가 구체적으로 담겼다.

우선 중국에서 기밀이 유출될 경우, 미국 기업이 중국 당국에 범죄 조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간소화했다. 기밀 도난을 방지하고 범죄자를 강력히 처벌한다는 표현도 명시됐다.

합의문에는 또 미국 기업은 외국 협력업체에 기술을 이전해야 한다는 강요를 받지않고 ‘개방적이고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겼다. 또한 만약 기술이전을 할 경우 ‘자발적이며 상호 합의를 반영하는 시장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고 표현했다.

◇ 中 금융서비스 시장 개방 : 미중은 1단계 합의에 따라 미국 은행, 보험사, 기타 금융서비스 업체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장벽을 없애기로 했다. 신용카드 및 신용평가 업체에 대해 중국 당국이 신속히 라이센스를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도 합의문에 포함됐다. 중국의 금융서비스 시장을 개방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다.

◇ 관세 인하 : 이번 무역합의를 통해 미중은 상대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기존 관세를 일부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미 양국은 지난달부터 예고됐던 추가 관세를 유예하며 합의를 지키기 시작했다.

미국은 지난달 15일 발효키로 했던 1560억달러어치 대중 관세를 유예하고, 기존 관세인 1100억 달러의 관세율을 15%에서 7.5%로 인하했다.

중국도 같은 날 미국 상품에 부과할 예정이던 5~10% 관세를 모두 보류한 상태다.

이와 별개로 미중은 상대국에 부과 중인 기존관세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2단계 무역협상을 통해 이 문제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 통화 조작 금지 : 중국은 1단계 합의를 통해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나 지속적인 통화시장 개입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외화보유액에 관한 자료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