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즈형, 로하스형” 이정후, 호칭에 담긴 ‘존중의 의미’

  • 뉴스1
  • 입력 2019년 12월 11일 0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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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가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신한은행 MY CAR KBO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부문을 수상한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2019.12.9/뉴스1 © News1
키움 이정후가 9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9신한은행 MY CAR KBO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부문을 수상한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2019.12.9/뉴스1 © News1
“샌즈형은 당연히 (골든글러브를) 받아야죠.”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1)가 지난 9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밝힌 생각이다. 그 예상대로 팀 동료 제리 샌즈는 멜 로하스 주니어(KT)와 함께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정후 역시 2년 연속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외국인 선수를 자연스럽게 ‘형’이라고 부른 것이 눈길을 끌었다. 평소 공식석상에서는 물론 경기장에서도 샌즈를 향한 이정후의 호칭은 ‘샌즈형’이다.

로하스에게도 ‘로하스형’이라는 호칭을 붙인 이정후는 “샌즈형과는 11살 차이가 난다. 한국 선수였다면 선배님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당연하다는듯 남다른 호칭의 이유를 설명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외국인 선수를 나이와 관계없이 이름으로 호칭한다. 어린 선수들도 스스럼없이 나이 많은 외국인 선수의 이름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선후배 문화가 없는 미국식 호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간혹 이정후처럼 외국인 선수의 나이를 고려, 존중의 의미를 담아 호칭하는 선수들도 있다. 통역을 거쳐야 하는 외국인 선수 입장에서는 별 것 아닐 수 있지만, 부르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는 호칭이다.

이정후는 “샌즈형이 올해 무릎이 아픈데도 공수에서 열심히 해줬다”며 아직 재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팀만 생각하면 빨리 계약하라고 말하고 싶지만,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 때문에 샌즈형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샌즈와 내년 시즌도 함께하고 싶다는 이정후의 말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둘은 샌즈가 처음 키움에 입단한 2018년부터 남다른 정을 쌓았다. 수비 포지션도 이정후가 중견수, 샌즈가 우익수로 경기 중에 의사소통할 일이 많았다.

이정후는 “수비 중에 내 말을 못 알아들을 때는 큰 소리로 반말을 하기도 한다”면서도 “2년 동안 함께 지냈다. 정말 고마운 형이자 선배였다”고 ‘샌즈형’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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