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그리스, EEZ 경계 두고 무력충돌 가능성 고조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6일 1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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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지난달 리비아와 EEZ 경계 확정 협정 체결
그리스, 자국 EEZ 침범 반발…"모든 사태에 대비"

터키와 리비아가 지중해 동부 배타적 경제수역(EEZ) 경계 확정 협상을 타결하면서 터키와 그리스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알자지라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터키와 그리스는 지중해 키프로스섬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특히 연안 대륙붕 자원 개발권을 두고 대치가 격화된 상태다.

터키 일간 휴리에트에 따르면 터키와 리비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27일 이스탄불에서 EEZ 경계 확정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른 EEZ 경계는 그리스가 주장하는 EEZ 경계를 침범한다. 터키는 리비아와 협상에서 그리스와 키프로스에 영해 이외 해양 관할권을 부여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해 일부 관철시켰다.

터키 에너지부 장관은 알자지라에 “양국이 협정을 비준하면 터키 시추선이 지중해에서 석유와 가스를 찾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그리스 전문가들은 알자지라에 그리스 해군이 분쟁 지역에 병력을 파견했다고 전했다. 그리스 해군은 이와 관련해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그리스 외교관은 “터키 시추선이 나타나면 우리 함정이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면서 “이는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 궁극적으로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터키와 그리스는 지난 1987년 석유 탐사권을 놓고 전쟁 일보 직전까지 내몰린 바 있다.

한 그리스 집권당 의원은 “터키 시추선을 (우리 EEZ에서)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그리스가 EEZ로 간주하는 지역에서 터키의 시추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터키에 통보했다“고 했다. 그리스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의 요구로 나토 정상회의 기간인 지난 4일 영국 런던에서 별도 회동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양측은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신뢰 구축 활동을 지속하고 대화 통로도 열어두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프로스는 그리스 군사정권의 개입과 터키의 침공으로 1974년 키프로스공화국(그리스계)와 북키프로스(터키계)로 분단된 상태다. 현재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키프로스만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반면 터키는 키프로스가 아닌 북키프로스를 국가로 인정하고 병력을 주둔시키는 등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스가 지원하는 키프로스가 연안 석유와 가스 탐사에 나서자 터키는 북키프로스도 동등한 권리가 있다며 시추선을 투입했다. EU는 터키의 시추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와 관련된 개인과 단체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키프로스는 지난 4일 국제사법재판소(ICC)에 터키를 제소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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