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계 일왕 안돼”…日자민당 내 보수파 “부계 男왕족 복귀” 제언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1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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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아베 총리에게 제언안 제출 계획
남성 왕족 복귀시켜 여성 일왕 탄생 피하려는 의도

일본의 집권 자민당 내 보수파가 여성 국왕의 탄생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구 왕족 중 부계 남성의 왕실 복귀를 제언하고 나섰다.

21일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자민당의 보수 성향 모임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대표, 아오야마 시게하루 참의원)’은 안정적인 왕위 계승을 위한 제언안을 지난 20일 발표했다.

제언안에는 예외없이 부모 가운데 아버지가 일왕인 남계(부계) 계승을 견지하기 위해 옛 미야케(宮家·왕족) 가운데 남성을 왕족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황실전범(皇室典範) 개정과 특례법 제정을 골자로 한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지난 1947년 2차 세계대전 후 메이지덴노(明治天皇)의 직계 남성 자손이 아닌 11명의 미야케가 왕실에서 떠나 민간인이 됐다. 이번 제언안은 이들을 왕족으로 복귀시키자는 제안이다.

이 모임은 제언안을 오는 22일 나루히토(?仁·59) 일왕의 즉위 의식이 끝난 다음날인 23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자민당 간부에게 직접 제출할 방침이다.

제언안에는 왕위의 남계 계승을 위해 옛 미야케가 현재 왕족의 양자로 들어가거나 여성 왕족의 데릴사위로 들어가는 방안 등이 담겼다. 국민의 이해를 얻어 제언안을 입법한 후 옛 남성 미야케의 동의를 얻어 복귀시키는 방식이다. 제언안은 특히 현재의 왕위 계승 순위를 일체 바꾸지 않는 사안도 담았다.

신문에 따르면 일본 왕계는 126대에 걸쳐 부계 계승됐다. 여성 일왕도 8명 존재했으나 모두 초대 일왕인 진무덴노(神武天皇)에 도달하는 부계 일왕이다. 여성 일왕의 아들이 즉위한 모계 일왕은 존재한 적 없다고 산케이는 전했다.

다만 현재 왕위 계승 순위에 오른 젊은 남성 왕족은 나루히토 일왕의 동생인 후미히토(文仁·53) 왕세제의 아들 히사히토(悠仁·13) 뿐이다.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여성 일왕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요 야당에서도 여성 일왕 허용하고 여성 미야케도 왕실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의 생전 퇴위를 가능하게 한 양위특례법을 살펴보면 부대 결의로 “‘특례법 시행 후 안정적인 왕위계승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과제”를 서둘러 검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검토 대상 가운데 하나는 여성 미야케 창설도 포함됐다. 현재 여성 왕족은 민간인과 결혼할 경우 왕족 신분을 상실한다. 일왕의 즉위 의식이 마무리되면 일본 정부는 여성 미야케 창설 등을 검토해야 한다.

즉, 자민당에서는 여성 미야케 창설 논의가 여성 일왕을 허용하는 발판이 될까 경계해 남성 왕족을 복귀시키라는 제언안을 서둘러 내놓은 것이다. 남성 왕족이 복귀하면 일왕 부계 계승의 선택지가 높아지게 된다.

일본의 존엄과 국익을 지키는 모임은 이러한 흐름을 경계해 제언안에 “이천 수 백 년에 걸쳐 바뀌지 않고 계승된 둘도 없는 전통이 한 순간 시대의 가치관과 판단에 의해 단절되는 것은 용서 될 수 없다”고 명기했다.

아울러 “여성 일왕이 민간인과 결혼해 그 아이가 즉위할 경우 왕조가 바뀌어 버린다”는 의견도 명기했다. 또한 제언안은 남계, 모계 등 단어를 여성 차별이라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부계, 모계로 바꾸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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