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명상수련원은 50대 남성 시신을 왜 수십일간 숨겼나?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17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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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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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명상수련원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지 수십일이 지나서야 발견된 사건을 두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타살 여부 등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수련원 관계자들이 왜 시신을 수십일 이상, 그것도 사람이 자주 드나드는 수련원 안에 방치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아서다.

수련원 관계자들은 마치 종교의식을 치르듯 싸늘한 시신을 닦아내고 흑설탕물을 먹이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까지 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A씨(56·전남)는 이전에도 가끔씩 해당 수련원을 찾아 명상을 하는 등 평소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지난 8월30일 1박2일 일정으로 제주에 온 A씨는 별도의 숙소없이 수련원에서 숙식을 해결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가 숨진 이유나 사망한 시점도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앓고 있던 병이 있었는지 등 다각도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시신의 부패 정도가 심하고 연락이 두절된 시점이 9월 초였던 것으로 볼때 숨진지 한달 이상 됐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특히 경찰은 이들이 A씨의 사망을 왜 숨겼는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부검결과 외상 등 타살 혐의점이 없는 상황이어서 이들이 시신을 숨겨야했던 이유는 더욱 오리무중이다.

1~2명도 아니고 6명이 공모해 시신을 방치한 이번 사건에 경찰들조차 의아해하고 있다.

단순히 수련원 평판을 고려했다고 보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경찰은 종교적인 의식이나 치료와 관련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증거나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해당 수련원은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경찰이 유기치사 혐의 등으로 입건한 6명 중에는 원장을 포함해 조합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4명, 여성 2명으로 연령은 모두 50대. 자영업 등을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이 수련원은 회원이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드나들면서도 수련실을 사용할 수 있다.

A씨의 시신은 3층 수련실에서 발견됐다. 개인 수련실이 아니라 다른 회원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다.

경찰이 현장을 찾았을 당시 시신은 수련원 한쪽에 눕혀있었다. 얼굴을 제외하고 이불에 덮여있었고 주변에는 모기장이 설치돼 있었다.

이들은 시신을 보관한 3층 수련실은 물론 다른 층 수련실도 평상시처럼 운영해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원장 이외 다른 공모자들이 협박을 받아 범행에 동조했는지는 밝혀진 게 없다. 강제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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