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연구 “오래 살려면 뇌세포 활동 적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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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7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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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대 사망자와 그 이상을 산 장수인들의 뇌는 어떻게 다를까. 사후에 뇌조직을 조사한 한 연구 결과 장수의 비결은 너무 신경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던 ‘조용한 뇌’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뇌의 노화를 막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신체와 뇌를 쓰라는 것이 상식처럼 통용되고 실제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들도 있지만, 과학 저널 ‘네이처’ 최근호에 실린 하버드 의대 연구는 뇌세포 차원에서 과도한 활동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연구원들은 인간 두뇌 은행에 기증된 60~70대 노인들과 그 이상 산 노인들, 100세 이상 노인들의 뇌조직을 분석한 결과 80대 중반 이전에 죽은 사람들의 뇌에서는 ‘레스트’(RE1-silencing transcription factor·REST)라고 불리는 단백질 수치가 낮은 것을 발견했다.

레스트는 두뇌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유전자를 억제시키는 단백질이다. 레스트는 이미 알츠하이머로부터 뇌를 보호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연구진은 레스트가 사람들을 죽음(노화)으로부터 보호하는지 아니면 노화의 표지일뿐인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의 뇌에서 레스트를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그것이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실험하기 위해 회충과 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연구자들이 레스트의 활동을 증가시켰을 때 회충의 뇌 활동은 감소했고 더 오래 살았다.

반대로 매우 긴 수명을 가진 회충으로 알려진 메투셀레 회충의 신경 활동을 증가시키자 수명이 급격히 단축됐다. 레스트 단백질이 부족한 쥐는 발작과 비슷한 급격한 활동을 보이며 뇌활동이 분주했다.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인 칼리코의 노화 연구 부대표인 신시아 케년은 “나는 이것(뇌의 급격한 활동)이 ‘과잉행동’ ‘통제 불능의 흥분’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뇌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뇌신경 체계는 수명에 영향을 주는 많은 인체 조직 중 하나일 뿐이라며 연구 결과에 선을 그었다.

연구를 이끈 하버드 의대의 브루스 얀크너 박사는 “세포 수준에서 이러한 뇌 활동의 차이가 어떻게 인지나 행동의 차이로 해석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뇌세포 수준의 활동이 많은 것이 곧 인지 활동을 많이 한 것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그는 “이 연구는 지나친 신경 활동은 인간이나 동물의 생리학적 활동에 영향을 주어 그 결과 수명을 감소킨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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