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 기다리며 9년간 지하실에 숨어 산 네덜란드 6남매 구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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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6일 16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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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ark Mensink 트위터(@IntoBits) 갈무리
사진=Mark Mensink 트위터(@IntoBits) 갈무리
네덜란드 북동부 한 시골 마을에서 종말을 기다리며 9년간 지하실에 숨어 산 일가족이 경찰에 발견됐다.

네덜란드 북부 드렌트 주 라이너 워트 농가에서 18~25세 사이 남매 6명이 지하실에서 발견됐다고 15일(현지시간) BBC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아버지로 보이는 58세 남성과 함께 지냈다. 일각에서는 아버지가 아이들을 감금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6남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남성 A 씨(25)가 13일 농가를 탈출하면서 이들 가족이 세상에 알려졌다. A 씨는 이웃에 있던 술집에 들어가 도움을 청했다. 술집 주인은 “남성이 술집에 들어와 맥주 5잔을 마시고는 ‘농장에서 탈출했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라며 “남성의 말투가 아이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술집 주인 크리스 위스터비크 씨. 사진=RTV Drenthe 방송 갈무리
술집 주인 크리스 위스터비크 씨. 사진=RTV Drenthe 방송 갈무리

A 씨는 “9년간 농장에 살면서 학교나 이발소에 간 적도 없다"라며 농장에 남아있는 남매들을 구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했다. 당시 A 씨는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상태로 낡은 옷가지를 입고 왔다고 술집 주인은 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남매들을 구했다. 집 거실 서랍장 뒤에서 비밀 계단을 발견한 경찰은 안으로 들어갔다. 계단은 가족이 생활한 지하실로 연결돼 있었다.

또 가족들은 9년 동안 텃밭과 염소 1마리로만 생계를 이어갔다. 외부와는 차단된 채 생활했다. 심지어 몇몇은 출생신고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일부는 “세상에 다른 사람이 존재하는지 몰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로저 데 흐로트 시장은“정말 기이한 사건이다. 이들 대부분이 당국에 등록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또 현지 매체들은 이들의 어머니 역할을 한 여성은 이미 사망해 농장에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함나얀 동아닷컴 기자 nayamy9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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