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아이디어로 더 똑똑해지는 ‘120상담 챗봇’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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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AI 챗봇톤대회 열려… 23개팀 12시간 동안 챗봇 경연
분실물 쉽게 찾도록 도와주고 서식 내려받기때 불편 개선
‘봇다리’팀 최우수상 받아

9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2019 서울 인공지능 챗봇톤’에서 참가자들이 동료들과 함께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120상담 챗봇’ 서비스를 개선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9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2019 서울 인공지능 챗봇톤’에서 참가자들이 동료들과 함께 노트북을 들여다보며 ‘120상담 챗봇’ 서비스를 개선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창업허브. 보라색 후드티를 입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각자 노트북 화면을 쳐다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파워포인트(PPT)의 내용을 살펴보거나 마우스 휠을 돌려 알파벳 문자가 가득한 화면을 확인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팅 창을 열어 메시지를 입력하고 답변이 잘 오는지 보는 사람도 있었다.

서울시 주최로 ‘2019 서울 인공지능 챗봇톤’ 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1∼6명이 팀을 꾸려 서울시가 운영하는 ‘120상담 챗봇’ 서비스를 개선할 메신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다. 챗봇은 인터넷 메신저를 매개로 사람들과 언어로 대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채팅 로봇이다. 일부 기업은 고객이 제품, 서비스 등에 대해 질문하면 챗봇이 답변을 능숙하게 내놓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도 올해 6월부터 SNS를 통해 시정 문의 등과 관련된 120상담 챗봇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민들이 단순 문의를 할 때도 120다산콜센터에 전화를 걸고 상담자가 밀리면 몇 분씩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서다. 23개 팀, 92명이 모여 이날 오전 9시부터 12시간 동안 경합했다.

최우수상은 혼인신고 방법을 안내하고 관련 서류를 바로 내려받게 해주는 챗봇을 구상한 ‘봇다리’팀이 가져갔다. 기존 120상담 챗봇에 ‘혼인신고서’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필요한 서류를 안내하거나 관련 서식을 내려받는 방법만 알려준다. 봇다리팀은 여기에다 관련 문서까지 전달하는 서비스를 더했다. 봇다리팀의 이철수 씨(29)는 “챗봇이 처음부터 관련 문서를 채팅창에서 바로 전달하면 이용자의 수고를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우수상은 잃어버린 물건을 찾도록 도와주는 메신저 프로그램을 개발한 ‘도와조’팀과 120상담 챗봇의 시스템 개선 방안을 제시한 ‘췍췍’팀에 돌아갔다. 장려상은 따릉이 챗봇을 개발한 ‘헬파즈’와 육아정보 제공 챗봇을 개발한 ‘서아키’, 애완동물 약국과 작은 동물도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주는 ‘펫펫’팀 등 3개 팀이 수상했다.

췍췍팀은 120상담 웹사이트에 게시된 3000개 이상의 질문과 답변이 챗봇과는 연동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챗봇에도 비슷한 질문을 할 때 자동으로 대답이 나오도록 했다. 췍췍팀 장이욱 씨(36)는 “2017년 4월 11년의 군 생활을 접고 전역한 뒤 코딩부터 배우고 있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자신감을 갖고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된 일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은정 씨(26·여)는 혼자 ‘펫펫’이란 팀을 만들어 동물 의료시설을 자동으로 안내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토끼와 햄스터를 키웠던 경험을 되살려 관련 서비스를 만들었다. 120상담 챗봇에 ‘동물 약국’ 등의 단어를 입력하면 지역별 동물 약국 목록과 관련 내용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번 대회 최고령으로 서아키팀에 참여한 김광철 씨(51)는 육아 정보에 주목했다. ‘세 살 아이에게 필요한 예방접종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면 챗봇이 관련 예방접종 목록을 설명해주는 방식을 제시했다. 김 씨는 “팀원 연령대가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지만 역할 분담이 잘됐고 팀워크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수상작 이외에도 문화정보 안내, 전통시장 큐레이터, 청년 관련 정책, 축제 안내 등 창의적인 챗봇 서비스가 제시됐다. 서울시는 참가자들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반영해 120상담 챗봇의 서비스를 보완할 계획이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120상담 챗봇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어떤 서비스가 필요한지 시민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들으며 지속적으로 보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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