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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보다 교육-환경 문제 해결… 멕시코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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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보다 교육-환경 문제 해결… 멕시코 사로잡았다

김주희 몬테레이공대 경영학과 교수 ,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이미영 기자 입력 2019-10-16 03:00수정 2019-10-16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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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소비자들 감동시킨 기아차 사회공헌 활동 전략
기아자동차 멕시코 법인이 ‘멕시코에서 가장 사랑받는 기업, 모두가 일하고 싶어 하는 기업’ 을 만들기 위해 현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은 혁신 아이디어 콘테스트 ‘비전 2025’에서 수상한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아자동차 제공
소비자 만족도 조사 업체 제이디파워(JDPower)의 2019년 멕시코 소비자 평가에서 기아자동차의 준중형차 포르테와 소형차 리오가 각 세그먼트 내 1위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은 7위(2017년 기준)에서 현재 5위로 올랐다.

기아차가 2016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 연간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우고 멕시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이후 얻어낸 의미 있는 성과다. 기아차는 다른 글로벌 메이저 기업들에 비해 멕시코 시장에 늦게 진출했지만 상대적으로 빠르게 적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 같은 빠른 안착의 비결 중 하나로 멕시코 법인이 벌인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사회공헌) 활동이 꼽힌다.

기아차 멕시코 법인은 사회공헌 활동을 단계적으로 심화시켰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물론 현지 직원들과 주민들의 지지까지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DBR 282호(2019년 10월 1일자)에 실린 관련 케이스스터디를 요약, 소개한다.

○ 현지 니즈에 맞춘 활동



멕시코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기업의 CSR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멕시코 소비자의 약 70%가 사회공헌 인증을 획득한 제품 소비를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기아차는 CSR를 통해 멕시코 소비자들이 기아차를 신뢰할 수 있고 좋은 기업이라고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활동을 이어 나갔다. 이것이 곧 좋은 브랜드 이미지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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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현지 법인은 멕시코의 노동환경, 문화를 존중하는 경영 활동을 위한 별도의 컨트롤타워를 설치하고 규제 관련 대응에도 자발적으로 나섰다. 의무사항인 환경 기준에 대한 감사를 자발적으로 신청해 정부 인증을 받는 한편으로 정부 인사들을 초청해 현지 문화를 적용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을 실시했다.

또한 단순히 현물이나 현금을 지역 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지역 주민의 니즈나 문제점을 파악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적극적인 CSR 활동을 택했다. 기아차 멕시코 법인은 멕시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중에서 지난 19년간 학업성취도가 가장 낮고 공공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는 비중은 전체 인구의 46%에 불과하다는 점에 집중했다.

이에 먼저 보건의료 부문에서는 포르테 판매대수에 연동해 대당 300페소의 기부금을 조성해 소외된 계층을 대상으로 개안 수술을 지원했다. 또한 소아암 어린이를 위해 리오 모델의 판매대수와 연동한 기부금(대당 300페소)을 마련해 수술 자금을 후원했다. 교육 부문에선 소외 계층 어린이들이 지식을 익힐 교육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컴퓨터 기부 및 도서관 건립을 지원했다. 그리고 ‘찾아가는 도서관’인 이동도서관 활동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산간지방과 같이 지리적으로 소외된 지역의 어린이들이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다.

○ 내부 직원 만족도에도 주력


기아차 멕시코 법인의 노안 개안 수술 지원 사업과, 기아차가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이 250명의 수술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소개한 멕시코 현지 신문 기사. 기아자동차 제공
또한 현지인인 직원들이 안정적이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내부 CSR’도 진행했다. 대외적으로 펼친 CSR 활동과 회사 내부 조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CSR 활동을 결합해 지속적인 성장 동력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먼저 현지 직원들의 일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활동에 집중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직원 친화적 공장’을 조성하는 일이었다. 직원의 작업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작업공정을 개선했는데, 작업자의 자세를 개선해 몸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재설계했다. 또한 자체적으로 보건센터를 운영하면서 종업원들이 가벼운 감기부터 만성적인 어깨 결림 등을 치료,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경영 지원의 방향도 직무 만족 중심으로 정렬했다. 직무 만족과 동기부여를 위해 직원들의 참여를 늘리고 임직원 간의 소통을 활성화했다. 또한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직원고충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직원들의 급여, 복지 혜택 관련 상담뿐 아니라 개인적 법률 자문과 심리 자문까지 수행하고 있다.

직원들의 삶의 질 고양을 위해 교육기회도 확대했다. ‘기아패밀리정책’이란 이름으로 시행되는 교육 정책을 세우고 자기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각 직원이 필요로 하는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생산직 팀 리더와 슈퍼바이저 격인 반장들에게 단계별 리더십 교육과정을 제공해 리더십 역량 향상을 꾀하고 있다. 성장 욕구가 높은 팀 리더들에게는 고등학교 및 대학 진학 기회, 본사 및 기아 해외 공장 연수 프로그램 참여 기회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내부 CSR는 다양한 분야에서 결실을 맺었다. 먼저 현지 직원들의 이직률을 크게 낮춰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현지 직원 이직률은 2016년 4.6%에서 2019년 4월 0.63%로 낮아졌다. 작년 누에보레온주 평균 이직률 4.9%에 비해 현저히 낮으며 멕시코 내 완성차업체 평균 1.2%와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장기적으로 직원들을 교육하고 지원하는 회사 정책을 통해 현지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준 덕분이다. 통상 시간당 급여에 따라 짧게는 2주 단위로 회사를 옮겨 다니는 것이 보편화됐던 멕시코 현지 직원들은 기아차의 ‘진짜 직원’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김주희 몬테레이공대 경영학과 교수 jooheekim@tec.mx·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정리=이미영 기자 mylee@donga.com
#기아자동차#멕시코#csr 활동#사회공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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