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를 벽에 퍽!’…트럼프 언론·정적 폭행 합성영상 파문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14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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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정적을 마구잡이로 살해하고 폭행하는 합성영상이 공개됐다. <출처=뉴욕타임스(NYT)>©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정적을 마구잡이로 살해하고 폭행하는 합성영상이 공개됐다. <출처=뉴욕타임스(NYT)>©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과 정적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폭행하는 장면을 묘사한 합성영상이 친(親)트럼프 행사장에서 상영돼 논란이 빚어졌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선거대책본부의 로고가 찍힌 이 영상은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아메리칸 프라이어리티’ 행사에서 공개됐다.

영상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한 남성은 ‘가짜뉴스 교회’라는 건물 안에서 얼굴에 CNN과 워싱턴포스트(WP), NBC 등의 로고가 합성된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다.

이는 2014년 ‘킹스맨: 더 시크릿 서비스’에 나왔던 장면에 여러 인물을 합성해서 만든 인터넷 밈(meme: 모방의 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는 어떤 생각, 스타일, 행동 등을 의미함)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고(故)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목덜미를 때리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의 목을 조르며, 미트 롬니 상원의원(공화·유타)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등을 때리고 벽에 밀어붙이는 장면도 연출됐다고 NYT는 전했다.

아직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이 영상은 지난 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소재 트럼프 대통령의 리조트에서 열린 지지자 행사 ‘아메리칸 프라이어리티’에 전시됐다. 이와 관련해 행사 주최자인 앨릭스 필립스는 NYT 인터뷰에서 “이 밈은 (트럼프) 선대본부가 만든 게 아니며, 우리는 폭력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선대본부 측도 이 밈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새라 샌더스 전 백악관 대변인 또한 이 행사에서 연설을 했으나 이 밈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언론과 정적을 탄압하는 메시지를 대놓고 드러낸 이 밈이 이목을 끌자 언론계도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은 이 밈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고 “모든 미국인은 언론인과 대통령의 정적을 향한 폭력의 묘사를 비난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신을 비판하는 언론을 ‘국민의 적’ 또는 ‘가짜뉴스’라고 부르며 응수해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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