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 1위 김민준 “마스터스 위한 페이스메이커 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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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서울달리기]여자는 일본 직장인 신 마미코
“내년 서울국제 풀코스 1위 목표”

“기분 좋은데 조금 쑥스럽네요(웃음).”

2019 서울달리기대회 하프코스 남자부에서 1시간11분34초로 1위에 오른 김민준 씨(36)는 머리를 긁적였다. 2007년 오사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 단체전에서 번외 종목이긴 하지만 한국 육상에 최초로 은메달을 안긴 선수 출신(당시 이름은 김영춘)으로 2011년 은퇴했다가 최근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 뒤 ‘마스터스 대회 첫 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이다.

은퇴 후 마라톤을 접었다가 ‘옛 시절’이 떠올라서 다시 뛰기 시작했다는 그는 “일본에는 마스터스 대회에 참가하면서 좋은 기록을 내고 엘리트 선수가 되는 이들도 있다”며 “그런 선수들이 나올 수 있게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부에서는 신 마미코(41·일본) 씨가 1시간28분18초로 우승했다. 일본 도쿄의 한 병원에서 접수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신 씨는 10년 전부터 다이어트를 위해 마라톤을 시작한 뒤 달리기에 푹 빠졌다고 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영국, 홍콩 등 마라톤 대회 참가를 위해 세계 곳곳을 누볐다. 국내 유일의 골드라벨 대회인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도 6차례나 참가했다는 신 씨는 “동아일보 주관 대회에서 이번에 처음 입상했다. 내년 서울국제마라톤 풀코스에서 ‘서브스리’(3시간 이내)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10km 남녀 시상대 맨위는 3년째 같은 얼굴▼

남녀 부문 모두 이변은 없었다. 남평수 씨(40)와 박민 씨(32)가 2019 서울달리기대회 마스터스 10km에서 남녀부 우승을 차지하며 나란히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남 씨는 마스터스 마라토너 사이에서 ‘서울달리기의 사나이’로 통한다. 2014년 처음 출전해 2015, 2017, 2018년에 이어 올해까지 4차례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2초 단축한 33분11초에 결승선을 통과한 남 씨는 “목표했던 기록에 못 미쳐 조금 아쉽다. 5세 아들과 2개월 된 딸을 돌보느라 연습할 시간이 없을 줄 알았는데 잠을 줄여서라도 달리게 되더라”라며 “20일 경주국제마라톤에도 나갈 예정인데 목표인 2시간 31분대를 꼭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자부 3연패를 달성한 박 씨는 “3km 지점을 지났을 때 여성 참가자가 눈에 띄지 않아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10km 부문에서는 국내 최고수인 박 씨는 지난해부터야 풀코스 도전을 시작했다. 올해 3월 처음으로 기록을 확인해 가며 뛴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3시간 8분대를 기록했다. 20일 경주국제마라톤에서 다시 풀코스에 나서는 박 씨는 “쉽지는 않겠지만 ‘서브스리’를 목표로 달려보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wanted@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2019 서울달리기#마라톤#마스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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