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직무정지 6개월’ 징계에…바른미래당, 내분 또 폭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9일 20시 12분


코멘트
동아일보 DB
동아일보 DB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나이 들면 정신이 퇴락한다’는 발언으로 제소된 하태경 최고위원에게 직무정지 6개월 징계를 내리자 당 내분이 또 한번 폭발했다. 유승민·안철수계 등 비당권파는 “징계로 반대파를 제거하는 치졸하고 비열한 작태”라며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재차 주장했다.

19일 하 최고위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저를 숙청해 당 독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 10% 미만이면 사퇴한다는 약속을 뒤집으려 손 대표가 벌인 자작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대표는 긴급의총 뒤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가 정치를 이렇게 추하게 할지 몰랐다”고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손 대표를 빼고 새 길을 모색할 것인지 전 당원이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손 대표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갈등을 풀 방법이 없어 한동안 당헌당규 해석을 놓고 지리멸렬한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당권파 최고위원 5인은 전날 손 대표 측이 앉힌 윤리위원장에 대한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한 만큼 직무가 자동 정지돼 윤리위 개최 자체가 무효라는 주장이다. 반면 손 대표 측은 자동 직무정지에 대한 근거가 없으니 징계 결정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윤리위 제소 안건접수 순서상 다음 심의 순서는 비당권파인 이준석 최고위원 관련 안건이라 결과에 따라 또 한번 당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인 한 의원은 “지역위원장 임명, 총선기획단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 당내 분란을 이달 내로 정리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탈당해 야권발 정계개편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유 전 대표는 탈당 가능성에 대해 “너무 빨리 앞서가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하 최고위원은 20일 예정됐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부산시당 ‘조국 파면 연대’ 촛불집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19일 페이스북에 “(징계 문제로) 집회 참가가 여의치 않게 됐다. 당내 급한 불을 끄고 촛불집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