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아이 1명도 안낳는 나라…OECD내 유일한 ‘초저출산국’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8일 1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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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18년 출생 통계(확정)' 발표
출생아 32만6800명…2년째 30만명대 '역대 최저'
합계출산율 0.98명…OECD 중 유일한 0명대 기록
첫출산 연령 오르고…둘째, 셋째 낳는 집은 줄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출생아 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 비교 기준으로도 활용되는 출산율 지표를 보면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선 여성 1명이 평생 아이를 한 명도 안 낳는 것으로 집계된 유일한 나라다.

2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까지 주 출산 연령대에서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다. 처음 아이를 낳는 나이는 점점 상향되고 고령 산모의 비중이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 둘째나 셋째 아이를 낳는 경우도 급감하고 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출생 통계’ 확정치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2만6800명으로 1년 전(35만7800명)보다 3만900명(-8.7%) 감소했다.

1992년 73만명을 웃돌던 연간 출생아 수는 1996년(69만1226명) 60만명대로 감소한 후 5년 만인 2001년(55만9934명) 5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2002년(49만6911명) 1년 만에 40만명대에 진입, 2016년까지 15년간 이를 유지하다 2017년 30만명대로 감소했다.

전년 대비로는 2016년부터 3년 연속 줄어들고 있다. 다만 감소 폭은 1년 전(-11.9%)보다 다소 축소됐다.

‘조(粗)출생률(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은 6.4명으로 1년 전(7.0명)보다 0.6명 줄었다. 2016년(7.9명)부터 7명대로 내려앉으며 급감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2년 만에 6명대에 들어섰다.
여성 1명이 가임 기간(15~49세)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1년 전(1.05명)보다 0.08명(-7.1%) 하락했다.

연간 합계출산율이 0명대로 내려앉은 건 지난해가 최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3년부터 수치의 추이를 보면 반짝 상승했던 2000년(1.480명)을 제외하면 2005년(1.085명)까지 대체로 하락세를 보여왔다. 2006년부터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다 2017년(1.052명) 12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새로 썼다.

분기별로 보면 합계출산율이 1명에도 미치지 못했던 건 2017년 4분기(0.94명)가 최초다. 2018년 1분기에 1.08명으로 올랐다가 같은해 2분기 0.98명, 3분기 0.96명, 4분기 0.89명으로 내리 하락했다. 올해 1분기에도 1.01명으로 올랐지만, 2분기 0.91명으로 다시 떨어졌다. 2분기 기준으로 보면 올해가 최저치인 셈이다. 1분기엔 1명 아래로 하락한 적은 없다. 월별 출생아 수가 가장 많은 1월이 껴 있기 때문이다.

OECD 소속 36개 회원국과 비교하면 이미 2017년부터 출산율이 가장 낮았다. 합계출산율이 두 번째로 낮은 스페인(1.31명)과도 꽤 격차가 난다. OECD 평균치는 1.65명이다.

OECD 기준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2.1명 이하일 때는 ‘저출산’으로, 1.3명 이하일 땐 ‘초(超)저출산’으로 분류된다. 2.1명의 기준은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합계출산율로 계산된다. 한국은 2002년부터 17년째 초저출산 국가다. OECD 중에선 유일하다.

출산율을 연령대별로 보면 30~34세가 91.4명으로 가장 높았다. 35~39세(46.1명), 25~29세(41.0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엔 25~29세 연령대의 출산율이 처음으로 35~39세보다 낮아졌다. 전년 대비 감소율이 25~29세에서 -14.4%로 가장 컸다. 20~24세(-14.6%), 30~34세(-6.4%), 35~39세(-2.3%) 등 출산을 하는 주된 연령대에서 모두 출산율이 하락했다.
모(母)의 평균 출산 연령은 32.8세로 1년 전(32.6세)보다 0.2세 올랐다. 이 연령은 집계를 시작한 1993년 이래로 매년 상승해 왔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31.8%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고령 산모 구성비가 30%를 넘은 건 지난해가 최초다.

출산 순위별로 보면 첫째 아이가 17만6900명으로 1년 전(18만7900명)보다 1만1000명(-5.9%) 줄었다. 둘째 아이와 셋째 아이는 각각 11만9700명, 2만8200명이었는데 전년 대비로 10.5%, 19.4% 감소해 첫째 아이보다 감소 폭이 2배 이상 컸다. 구성비 역시 첫째 아이는 54.5%로 1년 전보다 올랐지만, 둘째 아이와 셋째 아이는 36.9%, 8.7%로 내렸다.

결혼 후 2년 이내에 첫째 아이를 낳는 비율은 60.6%로 1년 전(65.8%)보다 5.2%포인트(p) 하락했다. 첫째 아이를 낳을 시점까지 결혼 생활 기간은 평균적으로 2.16년이었다. 둘째, 셋째 아이를 낳기까지는 각각 평균 4.61년, 7.41년이 걸렸다.

출생 성비(여아 100명당 남아 수)는 105.4명으로 1년 전(106.3명)보다 0.9명 하락했다.

전체 출생아 중 무게가 2.5㎏ 미만인 저체중아의 비중은 6.2%, 4.0㎏ 이상인 과체중아의 구성비는 2.9%였다. 저체중아 구성비는 20년 전인 1998년에 비해 약 1.8배 상승했지만, 과체중아 비중은 같은 기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확정 통계는 지난 2월 발표된 잠정치와 차이가 있다. 지난해 발생한 출생 사건에 대해 올해 4월까지 신고된 자료를 기준으로 집계·분석한 결과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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