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홍콩 英 총영사관 직원 中서 귀환하다 실종…본토 구금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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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1일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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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주 홍콩 영국 총영사관 직원 사이먼 청.
실종된 주 홍콩 영국 총영사관 직원 사이먼 청.
홍콩에 거주하는 영국 총영사관 직원이 중국 출장에서 돌아오다 실종됐다고 홍콩 매체가 전했다.

이 직원은 중국 선전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다가 연락이 끊겼는데, 영국에서 중국의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진압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과 그의 실종이 연관이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각) 홍콩 매체 SCMP는 주홍콩 영국 총영사관 직원 사이먼 청 씨가 지난 8일 출장 차 중국 선전을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실종돼 영국 정부가 중국에 그의 행방에 대한 답변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영사관 측은 “우리 직원이 신전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는 길에 실종됐다는 보도에 매우 염려가 된다”고 매체에 전했다. 영사관은 광동과 홍콩 당국으로부터 정보를 구하는 등 청을 찾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청 씨의 여자친구인 리모 씨는 그가 8일 신전과 광동을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지나가는 역인 웨스트카오룽 종착역 입국 심사를 통해 귀국하던 중 실종됐다고 했다.
청의 여자친구와 가족들이 청의 무사 귀국을 촉구하며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 사진=뉴시스
청의 여자친구와 가족들이 청의 무사 귀국을 촉구하며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 사진=뉴시스

리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8일 밤 10시쯤 받은 문자메시지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라고 밝혔다. 당시 문자메시지에는 ‘고속철에 탔다’ ‘국경을 통과하려고 한다’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 씨는 청 씨가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는 메시지도 보냈다고 했다.

청 씨의 실종에 대해 리 씨와 청 씨 가족은 그가 10일 이상 중국 본토에 행정구금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콩 이민당국으로부터 “청 씨가 중국 본토의 알 수 없는 곳에서 불분명한 이유로 행정 구금을 당했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청 씨의 행정구금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청 씨가 실종된 곳을 담당하는 공안은 그날(청이 실종된 날) 어떠한 체포를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웨스트카오룽역에서는 중국법이 적용되며 중국 공안이 출입경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청 씨가 고용한 중국 본토 변호사 역시 신전과 광동에서 청이 구금된 기록을 발견하지 못했다.

홍콩 경찰 대변인은 “(청 씨를 찾기 위해) 중국 관계 당국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홍콩 경찰은 9일 청 씨의 실종신고 이후 중국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입장을 전달받지 못한 상황이다.


함나얀 동아닷컴 기자 nayamy9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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