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경제’ 1兆 승부 건 효성…탄소섬유 日 의존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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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0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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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가운데 오른쪽)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 탄소섬유 전주공장에서 열린 전라북도와 전주시, 효성첨단소재와의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마친 뒤 조현준 효성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전북사진기자단)2019.8.20/뉴스1 © News1
문재인 대통령(가운데 오른쪽)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 탄소섬유 전주공장에서 열린 전라북도와 전주시, 효성첨단소재와의 투자협약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마친 뒤 조현준 효성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전북사진기자단)2019.8.20/뉴스1 © News1
효성이 미래 신성장 동력인 수소 에너지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 산업에 1조원을 투자하면서 독자적인 탄소기술 독립에 나섰다. 그동안 대일(對日) 의존도가 높았다는 불안 요소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도 반기고 있다. 핵심 소재의 국산화 추진으로 ‘일본 리스크’를 극복해 수소차 산업을 안정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전경 © 뉴스1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전경 © 뉴스1
효성은 20일 전북 전주의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효성은 오는 2028년까지 탄소섬유 산업에 총 1조원을 투자한다. 현재 생산 능력은 연간 2000톤(1개 라인)이지만, 완공되면 연간 2만4000톤(10개 라인)이 된다.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다. 신규 일자리도 2300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의 탄소섬유 ‘탄섬’ © News1
효성의 탄소섬유 ‘탄섬’ © News1
현재 1차 증설이 진행 중이며 내년 1월에 연산 2000톤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완공해 2월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2028년까지 10개 라인 증설이 끝나면 효성의 전세계 시장점유율은 현재 11위(2%)에서 3위(10%)로 올라설 전망이다.

이날 문 대통령도 축사를 통해 지난 5일 정부가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에 따라 탄소섬유 등 100여개 핵심품목 국산화 기술개발을 위해 매년 1조원 이상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탄소섬유는 자동차용 내외장재, 건축용 보강재에서부터 스포츠레저 분야, 우주항공 등 첨단 미래산업에 이르기까지 철이 사용되는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꿈의 신소재’다. 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 1이지만 10배의 강도와 7배의 탄성을 갖고 있다. 거기다 내부식성, 전도성, 내열성도 훨씬 뛰어나 ‘미래산업의 쌀’로도 불린다.

특히 탄소섬유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주력 산업인 수소경제의 핵심소재이기도 하다. 수소차의 연료탱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일반 공기의 수백배 고압에도 견뎌야 하는데, 탄소섬유를 감은 연료탱크는 이런 수소 에너지의 안전한 저장을 위해 필수다. 정부는 지난해 1800대인 국내 수소차를 2040년 약 62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1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면서 전·후방 경제적·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수소 에너지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30년까지 수소연료탱크용 탄소섬유 시장은 12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생산 공정이 매우 까다로운 초고강도 탄소섬유는 현재 일본 기업이 세계 시장의 70%가량 장악하고 있어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일본의 도레이, 도호, 미쓰비시레이온 등이 선두 업체다. 현재 수소전기차에 들어가는 수소탱크용 탄소섬유는 일본 도레이의 한국법인인 도레이첨단소재가 주로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본이 탄소섬유 수출을 규제할 경우, 향후 수소전기차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은 수소 경제를 미래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지만, 일본은 그 핵심 소재를 언제든지 ‘무기화’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공장이 완공되는 내년부터는 수소탱크용 탄소섬유에 효성 제품도 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효성첨단소재의 고강도 탄소섬유 제품을 사용해 수소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탄소섬유 후방산업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고, 수소경제로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며 “탄소섬유 분야를 더욱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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