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여인숙 화재로 3명 사망…“폐지·고철 줍던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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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19일 11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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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의 여인숙 화재로 사망한 피해자 3명은 폐지와 고철 등을 주우며 생계를 꾸리던 노인들로 확인됐다.

19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전주시 완산구 서노송동의 한 여인숙에서 화재가 발생해 3명이 객실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됐다.

사망자는 70∼80대 노인으로, 여성 2명과 남성 1명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모두 ‘달방’ 생활을 하고 있었다. 2명은 폐지와 고철을 수거하며 장기투숙했고, 1명은 이 곳에서 숙식하면서 관리를 맡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달방은 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선불로 일정 금액을 내고 장기투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여인숙 주변에는 항상 폐지나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는게 주변 주민들의 설명이다. 한 주민은 “(숨진 투숙객 들이) 매일 새벽 일어나 폐지를 주우러 다녔다”고 증언했다.

당시 신고를 한 주민은 “새벽에 갑자기 ‘펑’하는 폭발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소방관들은 신고가 접수된 지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불길이 문이나 창문 바깥으로 뻗어 나올 정도로 거세게 일었다.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30대와 인력 86명을 동원해 2시간 만에 불길을 잡았다.

1972년에 사용 승인돼 ‘목조-슬라브’ 구조로 지어진 이 건물은 불이 나자 모두 타서 무너져 내렸다.

소방 관계자는 “새벽에 갑자기 불이 난 데다 건물이 노후화돼 사람들이 탈출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폭발음에 대해서는 “객실 등에 있던 부탄가스통이 화재로 터진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추가 매몰자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구조견과 굴착기를 동원에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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