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불스원 붉은 소 모양 상표, 레드불 모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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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레이싱팀 2005년부터 사용… 불스원은 2010년 이후 상표 개발
손해 가하려는 목적으로 출원”

불스원 로고(왼쪽), 레드불 로고.
불스원 로고(왼쪽), 레드불 로고.
뛰어오르는 붉은 소의 모습을 상표로 쓰는 세계적인 자동차 레이싱 운영업체이자 에너지음료 회사 ‘레드불’이 유사한 상표를 쓰는 국내 자동차용품 업체 ‘불스원’과의 상표권 분쟁 소송에서 승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레드불이 “불스원의 모방 상표를 무효로 해 달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대법원은 자동차 관련업에서도 레드불의 상표가 인지도가 있었다고 보고 “불스원이 레드불의 상표를 모방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레드불은 불스원 출원 당시 2개의 자동차 경주팀을 5년 이상 운영하고 있었다. 해당 상표를 레드불 레이싱 팀의 표장으로 2005년부터 사용했다. 자동차 경주 팀으로서 이미 상당한 인지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불스원의 상표 개발 시기도 레드불 레이싱 팀이 국내에서 최초로 열린 레이싱 대회에 참가한 2010년 이후”라며 “불스원이 레드불의 상표를 모방해 레드불에 손해를 가하려는 부정한 목적으로 이 상표를 출원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레드불은 2005년부터 해당 상표를 썼고 불스원은 2011년 5월 상표를 출원해 2014년 2월 상표 등록을 마쳤다. 2014년 9월 레드불이 특허심판원에 청구한 심판이 기각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특허법원은 두 상표가 모두 △오른쪽으로 도약하는 붉은 소의 형상을 모티브로 하는 점 △황소의 형상이 전체적으로 근육질이 있는 형상인 점 △꼬리가 ‘S’ 자인 점 등 유사성은 인정했다. 하지만 특허법원 재판부는 “불스원이 상표 출원 당시 레드불에 손해를 가하려는 부정한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레드불의 ‘에너지 음료’와 불스원의 ‘자동차 용품’은 서로 밀접한 경제적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레드불의 손을 들어줬다.

김예지 기자 yeji@donga.com
#불스원 상표#레드불 모방#상표권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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