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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보수통합하려면 ‘박근혜의 말’부터 들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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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보수통합하려면 ‘박근혜의 말’부터 들어봐야”

허만섭 기자 입력 2019-08-17 20:15수정 2019-08-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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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를 분열시킬 수 있는 원천(박근혜)’으로부터 입장 나와야”
● “박근혜 메시지 하나에 모든 것 달라져”
● “말썽 날 것 같다고 피하면 안 돼”
● “원칙과 명분이 있는 통합”
● “한국당 20~40대 마음 열 열쇠 못 찾아”
● “좋은 정책(아이노믹스) 안 써서 답답해”
조영철 기자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후 한국당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과 황 대표에 대한 지지세가 하락하는 추세다. 전임 사령탑이자 잠재적 대안세력인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8월 9일 서울 시내에서 만나 당 안팎의 정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뒤 어떻게 지냈나요?

“아내와 함께 60일 동안 미국 캘리포니아와 캐나다 밴쿠버 일대를 자동차로 다녔어요. 1만3000km 정도 달렸나? 전에 건강이 몹시 안 좋아 경고를 단단히 받았는데요. 갔다 오니 모든 게 정상이 됐어요. 담당 의사가 이 상태만 유지하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좋아졌어요.”

“여기저기서 강연 초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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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야말로 힐링 여행이었군요.

“돌아와서 바쁘네요. 만나자는 분도 많고 제가 뵙고 싶은 분도 많고요. 여기저기서 강연 초빙을 해옵니다. 시간이 맞으면 가려고 해요.”

- 왜죠?

“많은 분이 너무 답답해하시니 우리 같은 사람이 가서 이야기라도 하면 좀 나아지실까 하는 마음에….”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선 내년 총선 대구 수성갑 출마설이 돌았다. 2016년 총선 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당선된 곳이다.

- 대구에 자주 가나요?

“비교적 자주. 1주일에 한 번꼴. 며칠 내로 다녀오려고요.”

- 대구 시민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듣나요?

“대구가 굉장히 가라앉아 있어요. 대구의 중진 몇몇 분이 ‘박근혜 대통령의 상처를 안고 대구가 끝날 수 없다. 당신을 비롯해 누군가가 앞장서서 분위기 를 바꿔주면 좋겠다’라고 해요. 이런 요청이 있지 않아도 늘 고향에 빚진 기분입니다. 최근 여러분이 포럼을 만들었어요. 저를 좋아해서 만든 것 같고.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자주 갈 기회가 생긴 듯해요.”

- 모임 이름이?

“징검다리포럼이라고 서울에 있었는데 대구에서도. 미래로 가는 징검다리 노릇을 하겠다는 취지죠. 포럼 임원 중 다수는 제가 모르는 분들이에요. 얼마나 답답하면 그러겠나 싶고요.”

“대구가 굉장히 가라앉아 있어”

- 수성갑에 출마할 계획인가요?

“중요한 이야기가 될지도 모르겠는데요. 제가 출마하느냐 안 하느냐, 어디에 출마하느냐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지금 동북아 전체의 질서가 변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확실히 잘못하고 있습니다. 일시적 오류가 아니라 거의 한국 경제를 다시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피폐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브레이크를 걸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죠. 이를 위해 한국당과 제가 무엇을 할지는 10월이든 11월이든 여러 정황이 변할 때쯤 정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김 전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도 위태롭다고 말한다. “대구에 누구든 나와 당선된다면 내가 나갈 이유가 없어요. 그땐 서울에 출마해야죠. 왜냐하면 수도권 전체가 다 무너질 판이니. 그런데 대구·경북까지 위태롭다면, 여기서부터 야당 바람이 죽을 가능성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사정을 10, 11월까지 봐야 해요.”

김 전 위원장은 “대구·경북에서마저 동력이 빠지면 이 나라에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세력이 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여당이 대구를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보수의 본산인 대구를 노린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가장 역점을 두는 지역은 부산경남이죠. 이 지역에서 많이 당선시키면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기댈 언덕이 되죠. 부산경남에서 성적을 얻으려면 대구경북에서 부는 바람을 막아야 해요. 이런 측면에서 대구경북에 공을 들인다는 것이죠.”

여권에선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고교를 나온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투입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 일본과의 무역전쟁, 어떻게 보나요?

“강제노역이나 대법원의 판결 이상이라고 봐요. 그건 단지 방아쇠를 당긴 역할이었고요. 일본은 한국이 한미일 삼각체제를 깨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중국에 지나치게 경도됐다고 보는 거죠.”

- 해법은?

“한국이 깨려는지 안 깨려는지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부부싸움을 해도 이혼을 전제로 하는 것과 그냥 하는 것은 다르죠. 일본은 한국이 이혼까지 갈 거로 보는 거죠. ‘그럼 나도 이혼을 각오하자. 갈 데까지 가보자. 결판을 내자’ 이런 식이죠. 서로가 서로를 해치는 상황까지 왔다고 봐요.”

- 깨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국민이 각오해야죠. 글로벌 분업체제에서 기업과 국가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핵심 역량만 키우죠. 한일관계도 부품소재, 기술, 특허로 긴밀하게 얽혀있어요. 깨진다면 직업을 택하는 젊은이도 각오해야 합니다. 정부가 안 밝히면 국민이 고생하게 됩니다.”

“대비하는 모습 안 보여”

- 요즘 주가 하락, 환율 급등, 수출 부진이 나타나고 있죠. 외환보유고는 4000억 달러 이상이니 안전하지 않나요?

“1년 이내 갚기로 돼 있는 단기외채,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장기채가 상당히 많아요. 게다가 우리 주식과 채권에 (외국 자본이) 수천억 달러가 들어와 있어요. 빠져나갈 것 같으면 하루아침에 나갑니다. 또 세계만방에 고했어요. 일본과의 통화 스와핑은 불가능하다고요. 미국은 통화 스와핑을 안 해줍니다. 자본시장도 불안하다고 봐요. 물론, 정부는 불안하지 않다고 이야기해야겠죠. 내심으로는 불안해하고 준비해야 하지만, 대비하는 모습이 안 보여요.”

요즘 “증시 불안” “채권시장 불안” “환율 불안”이라는 말이 언론에 자주 등장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3일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한 근거 없는 우려감으로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일본 돈이 빠지면 환율이 더 오를 것이고 오르는 속도에 따라 외국 자본이 더 빠져나갈 수 있다. 뭘 믿고 안정돼 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 한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의 해외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빠져나갈 수 있는 돈은 어떤 형태로든 다 빠져나가려고 해요. 이런 상태에서 금융위기가 들이닥치면 국가가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이게 걱정이죠.”

- 동북아 정세도 변하는 것 같아요.

“엄청나게 빠르게 변하고 있죠. 이 변화의 시동을 문재인 정부가 걸었어요. 북한에만 천착하고 한일관계를 악화시킴으로써. 중국을 믿는 것 같은데 중국도 정신이 없어요. 홍콩에서 일어나는 시위가 단순한 시위가 아닙니다.”

- 뭔가요?

“신호죠. 모든 국가는 민주화 과정을 거치게 돼 있어요. 중국은 아직 안 거쳤거든요. 민주화를 거치는 과정에서 어디로 갈지 몰라요. 거기에다 국가부채, 그림자 금융에 미·중 갈등까지 더해지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내실을 다지면서 흐름에 적응해야 하는데요. 우리가 세계 질서를 재편할 힘이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정부는 한일관계 악화를 방치하고 한미관계 악화도 방치하고 동북아 질서를 스스로 먼저 깨겠다고 나와요. 이건 참 어리석다고 봐요. 세상이 어려울 땐 나를 단단히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어요. 그런데 거꾸로 해요. 나라를 허약 체질로 만들고 바깥을 소용돌이치게 만들고.”

“文정부 4개월 남았다”

김 전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이기주의에 집착하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임기 내에 남북 문제에서 터닝 포인트를 만들고 동북아 질서에 뭔가 새로운 걸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 인사가 만사라고 하던데, 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어떻다고 보나요?

“인사도. 답답해요. 국내 문제에 신경을 별로 안 쓰는 것 같아요. 인사가 만사는 아니죠. 사람을 적재적소에 잘 앉히는 게 인사인데, 그전에 무슨 일을 할지 미리 잘 정리해야 그 일에 맞는 사람을 앉힐 수 있겠죠. 문 대통령은 일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아요.”

- 왜 그렇게 보나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할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경제정책, 산업정책, 기술혁신, 기업 기 살리기. 청와대 측은 스스로 (기업의) 기를 죽이면서 그렇게 말하긴 해요. 그런데 김상조 실장은 공정경제라든지 대기업의 지배구조 문제엔 유능한 분이지만 경제에 활력을 넣을 수 있는 분은 아니죠. 차로 치면 가속기가 아니라 브레이크 역할을 했죠. 지금처럼 경제가 다운되는 상황에서 이런 분이 맞느냐? 일에 대한 정리가 안 되니 인사가 엉망입니다. 적재적소에 사람을 앉히지 못해요.”

임기 내 자기만의 성과를 내려는 건 모든 대통령의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미 늦었다는 게 김 전 위원장의 시각이다. 성과를 내려면 집권 초부터 일을 잘 파악해 사람을 적재적소에 썼어야 했다는 것이다.

“임기 이기주의를 버리고 차분히 돌아봐야 해요. 내년 4월 총선 이후엔 대통령의 구심력,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 여당이 이겨도?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요. 여권 대선주자는 문 대통령 뜻대로 안 될 겁니다. 문 대통령이 세우려고 할수록 국민 뜻에서 멀어질 겁니다. 결국 대선주자의 원심력이 더 커지고 문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게 돼 있어요. 총선을 불과 3개월 앞둔 내년 1월에도 청와대는 아무 일도 못 해요.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이 9월, 10월, 11월, 12월, 4개월이에요. 이 기간에 메시지를 제대로 주고 바꾸지 않으면 우리 경제 외교 국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요. 임기 내에 무엇을 이룰 생각을 버리고 모든 것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때라고 봐요.”

-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이 많지만 한국당에 대한 지지는 떨어지고 있는데요.

“이미지가 안 좋죠. 이미지에 상처를 크게 입었고요. 그 상처를 회복해야 하는데, 회복하는 방안이 잘 안 나오죠. 30대 40대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어요. 그걸 열어야 하는데, 무엇으로 열 것인가. 그 열쇠를 못 찾은 거예요. 저는 열쇠가 있다고 봐요. 만들 수 있다고 봐요. 비대위 동안 나름대로 만들어보려고 했죠. 특히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좋은 찬스가 없어요. 30대 40대는 경제에 민감합니다. 특히 주가가 내려가는 데 민감해요. 비트코인 값이 떨어져도 영향을 확 받죠. 가시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한국당이 치고 나갈 수 있는데, 키를 갖고 열어줘야 하는데. 과연 열 수 있을까 걱정이죠.”

- 그 열쇠가 뭐죠?

“자유와 자율입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국가의 보충적 역할이죠. 개인은 자유를 더 누리고 국가가 규율하는 대신 스스로 규율합니다. 국가는 그 안에서 경쟁에 뒤처지는 사람들을 보호해주고 기회를 줍니다. 이러한 가치를 가지고 치고 나가면 30대, 40대의 마음을 열 수 있다고 봐요. 정확한 메시지와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게 아니고 문재인 정부의 잘못에 대한 지적만 갖고는 절대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해요.”

“국가 대신 개인·기업 우선”

- 젊은 층에게 인기가 없는 것도 한국당엔 큰일이겠죠.

“젊은 세대와 같이 호흡하고 같이 대화해야 해요. 단어 하나를 사용하더라도.”

- 예를 들면?

“제가 (비대위원장으로서) 당에 있을 때 ‘아이노믹스(i-nomics)’라는 말을 썼어요. 이런 말이 젊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기에 좋은 말이죠.”

- 나를 뜻하는 아이(I)와 경제학을 뜻하는 이코노믹스(economics)의 합성어군요.

“ 아이. 나. 이노베이션 인벤션 이니셔티브. 내가 주도(initiative)하고 내가 고안(invention)하고 내가 혁신(innovation)하는 경제. 이런 아이노믹스가 20~40대가 원하는 세상이죠. (비대위가) 이런 정책을 만들어도 지도체제가 바뀌면서 끊어져버리고.”

그는 “젊은 층과 호흡할 좋은 정책을 만들어놓고도 안 쓰는 것이 답답하다”고 했다.

- 몇몇 젊은이는 자유한국당을 꼰대 정당, 역사에 뒤처진 정당으로 보는데요.

“그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면 되거든요. 아이노믹스 같은 것으로요. 자유, 자율, 국가의 보완적 역할…역사를 앞서가는 모습이죠. 보여주면서 실천하면 됩니다. 어떤 정당도 없어질 정도로 무너졌다가 사람 바꿔서 살아난 적이 없어요.”

‘제3의 길’과 ‘레이거노믹스’

조영철 기자
- 그런가요?

“영국 노동당은 토니 블레어 이전에 19년 동안 정권을 잡지 못했어요. 노동당은 수명이 다됐다는 말이 나왔죠. 이때 토니 블레어가 ‘제3의 길’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나타났어요. 노동당을 바꾸고 세계 정당의 철학을 바꿨어요. 미국 공화당은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었어요. 미국 국민은 공화당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 정당이 오늘날 대통령을 내는 정당으로 부활했어요. ‘레이거노믹스’라는 경제철학을 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인식을 전환시키는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한국당은 대안과 비전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금도 자꾸 어디 외부에서 인물 몇 사람 데리고 와서…. 그래서 제가 이야기해요. 분명히 세우라고요. 세울 게 있어요. 자유와 자율, 국가의 보완적 역할. 이 정신으로 열지 않으면 미래가 없어요. 문재인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국가가 자꾸 개입하는 방향으로 가요. 그래서 국가주의라고 하죠.”

김 전 위원장은 “국회와 관료체제가 고장 났다. 개인과 기업을 성장의 축으로 삼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철학이 아니면 보수가 일어설 길이 없고 나라가 다시 살아날 길이 없다”고 했다.

- 젊은이들의 반응은 어떠하던가요?

“제가 비대위원장 시절부터 젊은이들과 수없이 이야기했어요. 오지 말라는데도 8개 대학에 가서 학생들과 토론했어요. 그 결과, 학생들의 90%는 ‘만일 한국당이 그렇게 간다면 그것으로 청년의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했죠.”

- 수도권에 어필할 만한 다른 개혁안을 생각해본 적 있나요?

“정치도 전면적으로 달라져야 해요. 아이폴리틱스(i-politics). 의원 개개인의 의원다움이 나와야 해요. 지식인 사회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대안을 이미 갖고 있어요. 그걸 내놔야 합니다.”

- 인적 쇄신은?

“지금까지 인적 쇄신의 많은 부분이 속임수였어요. 비전을 분명히 세우고 그 비전에 맞는 사람을 들여야 제대로 된 인적 쇄신입니다. 이제까지 인적 쇄신은 민낯 숨기려고 분칠하고 도마뱀 꼬리 자르는 식이었죠. 4년 전에 영입한 사람을 4년 뒤에 내쳐요. 현역 교체율이 세계에서 제일 높죠.”

- 바른미래당의 바른정당계, 유승민 의원, 안철수 전 대표와의 보수통합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보수통합은 딜레마에 처해 있어요. 우리공화당을 끌어들이면 수도권 표가 떨어지고 바른미래당의 유승민 의원 등과 통합하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서 표가 떨어지고 당내 갈등이 심해집니다. ‘과거의 구태의연한 방법으로 통합을 이야기하지 마라’라고 말하고 싶어요.”

- 통합 그 자체보다 어떻게 통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국민 앞에 당당히 내세울 수 있는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그 원칙은 미래를 향하는 원칙이어야 해요. 그걸 내놓고 그에 따라 추진해야죠. 세상이 어지러울 때 가장 큰 무기는 명분입니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잔수를 쓰면 안 돼요. 그 잔수에 죽어요.”

“그분이 잘했건 못했건…거쳐야 할 과정 거쳐야”

- 이상적인 이야기 아닐까요?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원칙을 중시해야 합니다. 어지러운 가운데 변칙을 부리면 더더욱 일이 꼬여요. 세상이 어디로 갈지 모르고 모순덩어리일 때야말로 원칙을 갖고 처리해야 해요. 그뿐만 아니라 통합을 하려면 최소한 우리 사회의 분열을 만든 분과 이야기해야겠죠.”

- 우리 사회의 분열을 만든 분….

“박근혜 대통령과도 이야기해야 합니다. 이야기해서 어떤 메시지든 나와야 해요. 통합을 하라든지, 이제 저를 잊으라든지, 앞으로만 보라든지. 그 메시지 하나에 모든 것이 달라져요. 그분의 존재를 인정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그분이 잘했건 못했건 간에요. 어쨌든 보수를 분열시킬 수 있는 원천이 돼 있잖아요. 원천으로부터 어떤 입장이 나와야 하는 거죠.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낼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구상도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것 없이 과거를 기준으로 흩어져 있는 부분들을 무조건 합치자? 이쪽을 합치면 저쪽이 무너지고 저쪽을 당기면 이쪽이 무너지는데?”

-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수의 분열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보나요?

“누가 어떤 대화를 나누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결론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 보수 분열의 뿌리가 된 그 부분으로부터 메시지나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통합이라는 것은 분열 구조를 더 심화시킨다는 것이죠. 통합하더라도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통합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그건 분명하잖아요?”

- 보수정치권은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할지 지켜볼 것 같네요.

“넘어야 할 산을 피하면 안 됩니다. 어렵다고 해서 피하고 말썽이 날 것 같다고 해서 피하면 안 됩니다. 거쳐야 할 과정을 거친다는 각오로요. 이것도 원칙이에요. 험하고 어지럽고 앞이 안 보일 때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실수로 표를 바라는 건 예의가 아니에요. 정당의 체면도 말이 아니고요.”

“김병준 씨, 여기 왜 왔어요?”

- 한국당이 막말을 많이 한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현실 정치가 워낙 험해요. 그곳에서 일상적으로 정치를 하다 보면 막말이 툭 튀어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심기를 건드리는 막말을 조심해야겠죠. 그러나 조심하자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죠. 자신의 비전과 철학이 단단하고 가야 할 방향이 정해져 있으면 그 이야기가 먼저 나오죠.”

김 전 위원장은 사석에서도 막말이나 비속어를 쓰지 않는다. 그는 “비대위원장 시절 대학 강연에서 학생의 첫 질문으로 ‘김병준 씨, 여기 왜 왔어요?’라는 말을 들었다. 모욕엔 단련돼 있고 좋은 토론을 했다. 막말을 참기 힘들 때도 있겠지만 조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이 기사는 신동아 9월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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