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병력 수천명, 선전서 붉은 깃발 흔들며 진압훈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공안은 대규모 실전훈련 계획 수립… 광저우 공항선 돌발상황 대처 훈련
中내부서도 “무력개입 위험 너무 커”

중국이 홍콩과 맞닿은 광둥(廣東)성 선전(深(수,천))시에 무장병력을 집결시킨 가운데 15일 홍콩에서 10분 거리인 지역에서 진압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선전시의 한 경기장에서 중국 병력 수천 명이 붉은 깃발을 흔들며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일부 병력은 위장복을 입고 무장경찰 휘장을 달았다. 경기장 주차장에서 100대 이상의 장갑차 무장트럭 물대포차량 등이 목격됐다. 이 경기장은 14일 중국군이 10분 만에 홍콩에 도착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사진을 공개한 춘젠(春繭)경기장이다.

또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중국 공안(경찰)부는 14일 전국 공안기관의 대규모 실전훈련 계획을 수립했다. 광저우(廣州)일보에 따르면 홍콩에서 가까운 광둥성 광저우공항에서는 14일 밤 돌발상황 긴급 대처방안에 대한 실행 가능성과 적합성을 점검하는 훈련이 열렸다. 류샤오밍 주영 대사도 15일 “홍콩 상황이 더 악화하면 중국 정부가 수수방관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진압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내부에서도 “아직 중국이 홍콩 문제에 직접 개입할 시점이 아니며 무력 개입의 비용과 위험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무원 외교자문역을 맡고 있는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중국이 직접 개입하면 미중 관계, 중국과 다른 주요 국가와의 관계에 해를 입힐 위험이 있다.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별 지위를 취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1992년 제정된 홍콩법에 따라 비자, 투자 문제 등에서 홍콩을 특별대우하고 있다. 이를 거둬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스 교수는 “홍콩 경찰이 (진압) 강도를 높이고 있고 수단을 다 쓰지도 않았기에 중국이 군대를 투입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왕융(王勇) 베이징(北京)대 교수도 직접 개입이 미중 무역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 공안#진압훈련#홍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