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밑도는 韓 경제, 리세션 공포 확산…생산력마저 노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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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31일 1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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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 공포에 떨고 있다.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경제체질이 허약해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업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제조업의 생산능력이 11개월 연속 감소하고 제조업평균가동률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지면서 생산력마저 노쇠화돼 경기침체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정부와 통화당국은 경기침체라는 표현이 과도하다고 주장하지만 경제전문가들은 경기흐름을 볼 때 리세션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미중 무역갈등에 이어 일본 수출규제가 더해지면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6월 제조업생산능력은 전년동월대비 1.6% 감소하며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1971년 통계집계 이후 최장 기록이다.

제조업생산능력은 설비, 노동력, 조업시간·일수, 설비효율 등을 따져 최대 생산가능량을 지수화한 것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10%대 증가율을 기록했던 제조업생산능력은 2012년말부터 1%로 증가율이 떨어진 뒤 최근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2월과 7월를 제외하고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생산능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시기 제조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와 선박의 생산이 감소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자동차의 경우 수출감소와 함께 GM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생산이 급감했다. 선박도 수출부진과 함께 계약물량이 줄면서 조선업계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또 정부가 추진한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정책의 변화로 인해 기업여건이 악화된 점도 생산력을 떨어뜨리는 데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아무래도 여러가지 보호무역이나 중국의 추격과 함께 국내 여러가지 노사분규라든지 여러 임금 인상 등의 여건을 볼 때 제조업 부문에서 생산이 능력이 줄어드는 추세가 통계상으로 나타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장의 해외이전으로 생산능력이 줄어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기업들이 해외 이전을 왜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비용상승 측면도 있고, 전반적으로 기업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또 생산능력 감소와 성장률 하락 등이 겹치면서 최근 한국 경제가 침체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성장률을 꼽았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18일 2019~2020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2.5~2.6%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기존 2016~2020년 2.8~2.9% 잠재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보다 0.2~0.4%포인트(p) 낮춘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4~2.5%로,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은이 예상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2%를 적용하면 성장률과 잠재성장률간 간극은 더 벌어진다.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도 못미치는 저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는 이유다.

김소영 교수는 “경제학적으로 보통 잠재성장률보다 밑에 있으면 리세션이라고 한다”며 “지금 상황은 그 밑이 확실해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조업의 생산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랑 겹쳤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김정식 교수는 경제체질 약화에 대해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산업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그런 요인들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대외리스크 확산으로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우리 경제에 대해 근거없이 낙관론을 펴는 건 마땅히 경계해야 하지만 과도하게 비관론을 갖는 것도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인 측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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