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1급 ‘참수리’ 부산 경성대 새장서 국내 첫 자연부화 성공

부산 경성대서 지내 온 참수리 가족.빨간 동그라미 안이 최근 부화에 성공한 새끼 참수리.(경성대 제공)© 뉴스1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희귀 맹금류인 ‘참수리’가 최근 부산 경성대 새장에서 18년간 동거해 온 참수리 한쌍이 국내 처음으로 자연부화했다.

31일 경성대에 따르면 올 3월 중순쯤 대학 내 중앙도서관 앞 새장에서 참수리가 자연부화에 성공했다. 생후 5개월째인 새끼 참수리는 현재 80~100cm 크기로 성장했으며 최근 이소(둥지 떠나기)까지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수리가 국내에서 자연부화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경성대 관계자들도 먹이를 줄 때를 제외하곤 참수리 가족에게 접근을 삼갔다.

경성대 관계자는 “참수리는 러시아 캄차카반도 등 동북아시아에 주로 서식하는데 국내에서는 번식지가 발견된 적이 없고, 자연부화에 성공했다는 기록도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자연부화에 성공한 참수리 수컷은 2000년 11월쯤 부산 사하구에서 다친 채로 발견돼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보호소인 경성대 조류관으로 옮겨졌다. 암컷은 1년여 뒤인 2001년 12월쯤 부산 강서구 공무원의 신고로 발견된 후 보호를 위해 경성대로 오게 됐다.

참수리 가족은 이날 오전 7시30분 멸종위기종복원센터로 이사를 갔다. 경성대와 국립생태원은 참수리 가족이 더 넓은 곳에서 자유롭게 지낼 수 있도록 이 같은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최근 천연기념물을 관리하는 문화재청은 참수리들의 건강 상태 등을 점검한 끝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로 소속 변경과 이송을 허가했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경북 양양군 77만평 부지에 조류·포유류·어류·곤충·식물 등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50m 이상 날 수 있는 활강연습장이 있어 참수리 가족은 좁은 새장에서 벗어나 좀더 자유롭게 날개를 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성대 관계자는 “그동안 외부 요인으로 부모 참수리가 예민해질 경우 새끼 참수리에게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는 판단으로 보안유지를 해왔다”며 “다행히 현재 부모와 비슷한 크기로 자라면서 멸종위기복원센터로 이송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참수리는 2012년 5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희귀 맹금류다. 1973년 4월 천연기념물 제243호로 지정됐으며, 한국의 경찰을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