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통 벗고 다니지 말라’…中 지방정부 단속에 시민들 반응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4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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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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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남성들이 무더운 여름철에 실외에서 아무 거리낌 없이 웃통을 훌훌 벗어부쳐 맨몸을 내놓고 다니는 행위를 각 지방 정부들이 금지하기로 결정하고 단속에 나섰다. “선진국의 공중도덕 기준에 부적합한 행위”라는 이유다.

4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당국은 “공원, 광장, 버스정류장과 차량 내부, 금융기관 등 공공장소에서 웃옷 등 의복을 벗은 채로 다니는 사람이 있는지 엄격하게 감시하고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톈진(天津),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허베이(河北)성 한단(邯鄲) 등 다른 도시들도 일부 남성들의 이런 몰지각한 행동에 대한 단속에 동참하고 있다. 5월부터 톈진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셔츠 등 상의를 착용하지 않고 다니다가 적발당한 사람에게 최대 200위안(약 3만4000원)의 벌금을 물리고 있다. 선양시는 상의를 챙겨 입지 않은 채로 다니다가 단속에 걸린 사람이 직장인일 경우 그 회사 고용주에게 단속 사실을 통보하고 해당 업체의 직원들 전원이 공공장소 의복 착용 예절에 관한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베이징(北京)을 비롯한 중국 도시에서는 여름철에 덥다는 이유로 웃옷을 모두 벗은 채로 거리를 활보하거나 셔츠 등 상의의 하단을 위로 잔뜩 걷어 올려 등, 배, 가슴을 내놓고 다니는 남성들의 모습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연령이 높은 남성일수록 이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방 행정 당국 관계자는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상의를 벗어부치고 실외를 활보하는 것은 문명인답지 못한 행위”라며 “이런 행동을 단속하고 금지하는 것은 도시와 국가의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남성들이 여름철에 실외에서 아무럴지 않게 웃옷을 벗고 다니는 습관은 논 또는 밭에서 온종일 뙤약볕을 받으며 일해야 했던 농경 사회의 전통에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대와 사회가 변모함에 따라 현대 도시의 생활양식에는 어울리지 않은 습관이 됐다”고 전했다.

최근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시에서 2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여론 조사에서 응답자 2만여 명이 ‘공공장소 상의 탈의 금지’ 캠페인을 지지한 반면 5000여 명은 “벗든 안 벗든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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